한국의 금융기관과 국내외 기관투자가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미국 뉴욕의 상징적인 빌딩인 AIG 본사와 부속 건물을 미공개된 금액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AIG와 금호종합금융이 10일 밝혔다.
이번 빌딩 매각은 6월2일에 계약이 체결됐고 조만간 종료될 예정이다.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할 금호종합금융은 곧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될 것이지만 아직 최종적인 조건 협의 때문에 참여 기관들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규모 금융기관과 연기금이 참여할 예정이고 외국 자본 참여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종금은 뉴욕의 CBRE가 주관한 국제 입찰에 뉴욕 소재의 부동산 개발업체 YWA와 함께 참여하여 이 계약을 성사시켰다. 두 빌딩의 총 연면적은 약 130만 스퀘어 피트(11만7000 평방미터)에 달하며 세계 각국에서 약 20여개의 컨소시움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상호 협정에 따라 매입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사는 빌딩의 현재가와 미래 전망을 반영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전했다.
한국기업의 주요 맨하탄 건물 매입으로는 최초가 될 이번 거래의 배경에는 월스트리트와 미국 금융 산업의 장래에 대해 희망적인 한국측 참여자의 입장이 반영돼 있다.
금호종합금융의 김용찬 이사는 "월스트리트는 여전히 세계 금융의 중심이고, 미국 금융산업의 장래에 대해 낙관한다"고 밝히며 "월스트리트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고 그에 따라 맨하탄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AIG의 본사 건물은 파인가 70번에 위치한 66층 짜리로 총 연면적 96만 스퀘어피트 (약 90,000평방미터) 이며 1932년 건축되었다. 뉴욕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빌딩이고 Lower 맨하탄에서는 가장 높다.
별도의 임대 계약에 따라 AIG는 2010년말까지 이 건물을 사용할 계획이다.
금호와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은 이 빌딩을 개보수하여 뉴욕항의 빼어난 전경을 갖고 있는 고층부분은 주거용으로 변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인근의 World Trade Center가 2013년 완공예정 등으로 이 지역의 주거용 부동산 수요가 점차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뉴욕시는 이 지역을 인구가 항시 상주하는 주거지나, 소매점, 호텔, 학교나 문화시설로 바꿀 장기 계획을 가지고 이에 부합되는 건물에 세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월가 72번에 위치한 부속건물은 19층으로 30만 스퀘어피트 (27,700평방미터)에 달하고 1928년에 완공되었다. AIG가 현재 사용중이나 금년말까지 비울 예정이다. 금호종합금융에 따르면 벌써 이 빌딩의 매각이나 임대에 관련된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AIG는 최근 일본의 본사 건물도 일본생명에 매각한 바 있다.
1974년에 설립된 금호종합금융의 대주주는 우리금융그룹의 우리PEF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한 IB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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