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부담 우려' 5일만에 하락반전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로 줄이는 것이 오바마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미 정부의 올해 재정적자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나 1조8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GDP의 13%에 달하는 규모다.
간극 차이를 감안했을 때 사실상 오바마 정부가 목표로 했던 수준으로 재정적자를 줄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는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한 제너럴 모터스(GM)에 30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미 대형 은행들이 결국 국유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은 오바마가 임기 내내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그만큼 현재 겪고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치유가 힘겨운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3일 의회 증언에서 막대한 정부 재정적자가 금융시장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미 국채 금리가 들썩거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국채 금리 상승이 경제 전반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활동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여러가지 정황상 현재의 금융위기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최근 미국의 실업률이 2013년까지 8%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저성장, 고실업 경제 상황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진단이었다.
증시도 이러한 경제 상황에 발을 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경제상황 하에서의 가파른 증시 상승세는 결국 거품으로 판명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뉴욕 증시는 민간 고용지표, 공장주문, 서비스업 지수 등 기대에 못 미친 경제지표 발표로 5거래일 만에 하락반전했다.
이와 관련 홀랜드앤코의 마이클 홀랜드 회장은 "증시가 단기간에 매우 강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경제는 많은 기대감을 정당화해줄 수 있는 확실한 경기 회복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필요한 조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다우지수의 200일 이평선 회복 시도가 다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5일 이평선에서 지지가 이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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