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전당대회 두고 대립.. 당 혼돈 가속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정국이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여권 전체의 쇄신안을 두고 한나라당의 갑론을박이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이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등을 6월 국회와 연계한 가운데, 여당내에서도 위기감속에 쇄신논의가 한창이지만 계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그 폭과 대상에 대해 혼돈을 거듭하고 있는 것.
당 쇄신의 선두에는 이미 4.29 재보선 참패로 가동된 당 내 쇄신특위가 있다.
2일 끝장토론을 거친 쇄신위는 정부와 청와대의 조각에 가까운 대대적인 인사쇄신을 요구하며 당 지도부도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원희룡 위원장이 "지도부의 응답이 거부로 나왔을 때는 쇄신위는 활동 종료가 불가피하다"고 선을 그을 정도로 비장하다.
이와관련 특위위원인 김성태 의원은 3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나 정부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으로, 당부터 쇄신을 통해 책임정치를 이렇게 가져간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의 자존심을 밟은 것이 있는지 솔직한 마음을 담화문으로 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당 쇄신론에는 친이계 의원들도 힘을 싣고 있다.
공성진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도 거론될 수 있다"고 주장한데 이어, 정두언 차명진 권택기 김용태 의원등도 "현 체제로는 내부에 팽배된 패배주의를 물리칠 수도 연이어 다가오는 그 어떤 심판도 이겨낼 수 없다"고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의견도 만만찮다.
쇄신특위안에서도 조기 전당대회 개최여부로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을 정도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변화의 상징으로 인적쇄신은 고민하고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면서도 "너무 광범위하게 문제제기를 하면 본질을 상실하고 쇄신이 아니라 쇄멸로 간다"고 일정부분 선을 그었다.
친박계도 친이계의 강력한 조기전당 대회 요구가 '이재오 전 의원의 일선복귀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속에 조기 전당대회를 반대하고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의 대대적인 인사쇄신이 우선순위 아니냐"며 "당 지도부 부터 바꾸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원조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제일 먼저 반성해야 하는 것은 국정운영을 담당한 사람들로 전면적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면서도 "앞으로 위기를 어떻게 넘느냐는 친이 친박을 떠나서 당의 생존 문제다, 계파이익을 잠시 접어두고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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