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유동성 투자로 돌려라 - 긴급제안 ③
M&A·신사업 등 투자의욕 고취 위한 정부 지원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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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곳간에 현금을 쌓아둔 대기업들이 신규투자에 인색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20% 감소하는 등 민간의 자생적 경기회복이 미흡하다"고 질타했으며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또한 "이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해야할 시기"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위기가 기회'라는 역사가 보여준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온갖 악재들에 '과감한 배팅' 보다는 조심스레 사업범위를 넓혀 나가는 '안전운행' 중심의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전망부재의 경제환경속에서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A냐 신사업 진출이냐 고민
삼성, 현대차, LG, SK, 롯데, GS, 포스코 등 10대 그룹이 쌓아놓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3월말 현재 무려 78조1254억원이나 된다. 이들은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구조조정 압력에 밀린 국내 경쟁사들이 내놓을 알짜 매물 인수와 국내외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기업들에 대한 M&A 전략이다. 단숨에 재계 판도를 바꿔 놓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서인지 '빅딜'보다는 '스몰딜'위주로 기업 인수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플레시 메모리 카드 1위 업체인 샌디스크 인수시도가 불발로 끝난 뒤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 M&A보다 해외의 기술력 있는 중소 규모 기업 인수에 보다 관심을 쏟아온 만큼 물밑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을 공산이 크다.
LG는 합작파트너인 캐나다의 노텔네트웍스가 내놓은 LG노텔 지분 50%+1주 인수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쌍용을 인수하며 M&A 작업에 시동을 건 GS도 LG노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스테인레스전문 기업인 대한ST 인수로 성장엔진에 시동을 건데 이어 해외서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기회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와 한진은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사인 한국우주항공(KIA) 인수를 두고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또 롯데는 올해 5030억원을 들여 두산의 주류사업부문을 인수한데 DB맥주 인수 실패후 새로이 맥주공장 신설을 검토하는 등 그룹의 본류인 식품분야에서 적극적인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SK는 인천정유에 이어 하나로텔레콤 인수까지 마무리 지은 뒤에 M&A보다는 그룹내 체제 정비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에너지를 주축으로 한 해외자원개발 시장 진출은 중동, 중앙아시아, 남미지역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 걸쳐 유망 유전광구 인수, 지분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SK는 올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만 5000억원 가까운 금액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규제완화ㆍ세제지원 여전히 미흡
재계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속에서 움츠려든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세제지원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미 FTA 비준 동의안, 비정규직법 개정안 등 경제입법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정부와 기업의 경제회생 노력에 찬물을 끼얻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에서 민간택지를 제외하는 주택법 개정안 ▲물류시설 개발시 사전승인하는 물류시설개발법 개정안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출자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들어 정부가 늘어나는 국가채무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투자세액공제, 에너지절약시설투자 세액공제 등 각종 세금감면제도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경기부양을 위한 감세정책을 일부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MB정부가 과거 정부에 비해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투자확대에 불안감을 느끼는 기업에 투자의욕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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