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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장관 '취임 100일'의 빛과 그림자

소신 있는 정책행보로 위기확산 차단.. 환율, 부동산, 재정건전성 등은 숙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지난 2월10일 이명박 정부 제2기 경제팀의 '수장(首長)'을 맡은 윤 장관은 지난 3개월 여 동안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의 한복판에서 소신 있는 정책 행보를 보이며 금융과 실물경기의 급락을 진정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물론 "무난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뾰족하게 내세울 만한 것도 없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경기후퇴 와중에도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한 강만수 전 장관과는 달리, 윤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낮추고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을 가감없이 밝히는 등 확실히 차별화된 행보를 보임으로써 최소한 시장과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환율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주가도 1400선을 넘나드는 등 경제위기도 한풀 꺾였다.

윤 장관도 최근 "우리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한 분기로 종료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게 아니다"며 조심스런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종 경제지표에 일부 개선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아직 실물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기 이른 만큼 보다 신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급락세가 진정된 '고용'의 경우만 해도 재정의 조기집행으로 공공부문에서 증가 폭이 확대된 것이지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 민간부문의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울 강남 지역 등 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 조짐이나 환율 급락(원화 가치 급등), 물가 불안, 그리고 대규모 추경 편성 등에 따른 재정건전성 문제 등이 윤 장관이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또 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 반복될 지 모르는 세계 경기의 추가 하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뿐더러, '위기' 극복 과정에서 풀려나간 800조원의 막대한 유동성을 큰 후유증 없이 관리해나가야 한다.

윤 장관은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선병자의(先病者醫)'라는 말로 독려했다.

'선병자의'는 먼저 병을 앓아본 사람이 의사라는 의미로, 경험을 가진 사람이 그 경험을 나침반 삼아 남을 인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 '외환위기' 시절 겪었던 경제회복의 노하우를 거울삼아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국민이 보기에 우린 지표의 급락을 겨우 진정시켰을 뿐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린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셈"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신발끈을 조이고 고개를 들어 멀리 목표를 확인하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할 때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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