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15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민유태 전주지검장(검사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민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대검 청사에 출석해 이인규 중수부장과 간단히 티타임을 가진 뒤 이석환 중수2과장으로부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민 검사장은 2006년 당시 순천지청장으로 재직하던 중 박 전 회장 등과 함께 태광실업의 계열사인 부산 정산CC에서 골프를 치고 골프 비용과 내기 판돈 등을 대납토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 검사장은 또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겸 형사부장을 맡았던 2008년 6월 업무 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태광실업의 현지 법인인 태광비나 간부에게서 1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 검사장은 1990년 박 전 회장이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됐을 때 담당 검사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지속해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민 검사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해 5000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검 최모 과장을 함께 조사하고 있다.
민 검사장은 그동안 언론에서 "돈을 받은 적이 없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고, 최 과장도 "돈을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민 검사장과 최 과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박 전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금품 수수 사실 여부와 직무 관련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같은 사실을 법무부에 통보했으며, 법무부는 조만간 이들에 대해 인사상 조치를 내릴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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