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7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본사 사무실과 계열사인 세성항운,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중수부는 이날 오전 9시40분께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급파, 서울 성북동의 천 회장 자택과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빌딩 19층에 입주해 있는 세중나모여행 본사, 소공동 세성항운 사무실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주식거래 내역, 회계자료, 천 회장의 개인 장부와 이메일 내역 등을 확보했다.
천 회장은 박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중심에 선 인물로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계 최측근이자, 박 회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2006년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한 뒤 천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사업부분에서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천 회장은 지난해 7월30일부터 서울지방국세청이 박 회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자 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변호사와 박 회장의 사돈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함께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대책회의'를 열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천 회장은 지금까지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지난 3월 천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점점 수사의 칼끝을 천 회장에게로 겨누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이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단서를 포착한 뒤 주변인 금융계좌를 추적해 왔으며, 이날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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