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권이 타 지역에 비해 신종플루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시아 경제는 상대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고 인구가 밀집돼 있어 신종플루 발생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亞경제, 신종플루 타격 클 듯
노무라는 인구밀집도와 대외무역 의존도 등을 바탕으로 90개국을 분석한 결과 신종플루로 인해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20개국 중 9개국이 아시아권 국가들이었다고 밝혔다.
신종플루에 대한 취약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는 싱가포르와 홍콩이 꼽혔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가장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아프리카 및 남미 일부 국가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노무라의 로버트 서버라먼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는 "신종플루로 인한 아시아의 경제적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추락했던 아시아 경제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서버라먼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010년까지는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더욱이 신종플루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같은 비관적 전망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대외의존·인구밀집 높아 취약
아시아 각국은 지금까지 대외무역과 관광수입에 성장의 상당 부분을 의존해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될 경우 무역과 관광이 위축돼 경제 성장이 훨씬 취약해 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아 주요 도시들은 인구밀집도가 높아 질병이 크게 확산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또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보건위생 관련 지출이 적은 것도 이같은 질병 확산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2003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04년 조류독감 등에서 축적된 경험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스 발생 당시 홍콩, 대만, 싱가포르 경제권은 관광객이 80%나 급감하는 등 일시적이지만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때문에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지난주 신종플루를 국내 경제에 새로운 '위험요소'로 평가하면서 올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도 신종플루로 인해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종플루 발발로 인해 중국의 국영회사인 중국철도건설은 홍콩 회의를 취소했고 중국의 컴퓨터 회사인 레노보는 대규모 회의를 제한하고 있다. HSBC은행은 지난주 출장을 자제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 멕시코 경제손실 최소 22억달러
한편 신종플루 감염환자 최다 발생지인 멕시코 경제의 손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멕시코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재무장관은 신종플루 발생으로 인한 멕시코의 경제적 손실이 최소한 22억달러에 이르고 올해 경제성장률도 0.3~0.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것으로 추정된다고 5일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중소기업과 관광업계의 경기부양을 위해 13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정부는 또 중소기업체들에 대한 보험료를 일시적으로 감면하고 항공사와 관광업계에 대해 몇달간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산업은 멕시코에서 3대 외화수입원으로 꼽히고 있으나 최근 신종플루 파동으로 항공운항이 취소되고 호텔숙박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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