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은 29일 정진석 추기경을 접견하고 "법 한두개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있다, 법을 만드는데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석한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도 "정 추기경이 아침 강연에서 '의원들이 먼 장래를 보고 흠없는 법을 만들어달라'는 뼈아픈 충고를 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의장의 발언은 여야 정치권이 4월 임시국회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김의장의 발언이 입법 과정에서 당이나 특정 집단에 유리하도록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내포함과 동시에, 여권의 직권상정 요구에도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의사표현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 2월 김수환 전 추기경의 선종과 관련 "국민들이 추위에도 김 추기경의 영결미사에 질서정연하게 참여하는 것을 보고 국민이 위대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국민들에게 맑은 영혼과 사랑의 정신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이에 정 추기경도 "국민들이 마음놓고 조문하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룩한 것에 대해 국가 지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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