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노 전 대통령 신문사항 200~300개로 압축
예상답변 따른 가상 시나리오 선정 등 전략고심
소환당일 盧-박연차-정상문 대질신문 이뤄지나
30일 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9시간 남짓되는 시간 동안 담판승부를 벌인다.
검찰은 소환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정치적 부담감과 함께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박연차 리스트' 수사 제3막을 앞두고 있어 가급적 한 차례 소환으로 조사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소환 당일 노 전 대통령을 신문할 질문을 200~300개로 압축하는 한편, 예상 답변에 따른 가상 시나리오를 선정하는 등 막바지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檢, 신문사항 200~300개 압축 = 대검찰청은 중앙수사부 수사팀을 쟁점 사안별로 나눠 질문지 초안을 작성하도록 한 뒤, 신문사항을 200~300개로 최종 압축했다.
수사팀은 500만달러팀과 100만달러팀, 12억5000만원팀으로 구성됐으며, 각 팀별 담당검사는 소환 당일 우병우 중수1과장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조사에 릴레이 배석할 예정이다.
검찰은 조사분량이 방대한 반면 조사시간은 9시간 남짓이라 신속하면서도 압축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예상 답변에 따른 가상 시나리오를 세밀히 구성해 놓는 등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할 논리를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예상 신문이 실제 그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질문 답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해 당일 상황에 따라 조사 전략을 달리할 것임을 대비쳤다.
검찰은 가급적 자정 전까지 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조사해야 할 절대 분량이 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동의를 얻어 새벽까지 조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盧-박연차-정상문 '3자대질' 이뤄지나 = 검찰은 필요 시 노 전 대통령과 대질신문할 수 있도록 정상문(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박연차(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을 소환 당일 저녁 대검청사에서 대기시킬 계획이다.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 박 회장의 대질신문은 현재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당일 수사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오후 1시30분에 오기 때문에 필요 시 저녁에 정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을 대기시키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가 끝나면 중수부 수사팀은 회의를 갖고 보고서를 작성한 뒤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다음주 중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불구속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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