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날짜를 확정했지만 소환 당일 부족한 조사시간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검찰이 예상하고 있는 조사시간은 9시간 남짓. 검찰은 방대한 조사 분량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조사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중수부 수사팀을 쟁점 사안별로 나눠 질문지 초안을 작성하는 등 소환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경남 진해 봉하마을에서 육로 차편으로 출발, 오후 1시3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도착하는 대로 이인규 중수부장과 가벼운 티타임을 가진 뒤 오후 2시께 VIP용 피의자를 위한 대검청사 1120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시각부터 조사를 시작해 자정 전까지는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저녁식사 1시간을 제외하고 실제로 조사받을 수 있는 시간은 9시간 남짓으로 검찰은 부족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수사브리핑에서 "조사시간 확보로 인해 고민이 많다"며 "신속하고 철저히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을 쟁점 사항별로 세부적으로 나눠 수사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각 수사팀별로 질문지 초안을 작성하도록 한 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할 때 우병우 중수1과장을 중심으로 함께 할 배석 검사를 달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막바지 보강조사를 위해 27일도 노 전 대통령 혐의 입증에 핵심 열쇠를 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서울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정 전 비서관은 종전 입장과는 달리 일부 진술에 변화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정 전 비서관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600만달러와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빼돌려 조성한 차명 비자금 12억5000만원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편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재소환이나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방침은 아직까지 세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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