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가정의 달' 5월이다.
주말이면 가족을 내팽개치고 '나홀로 골프'를 즐겼던 가장들에게는 반드시 점수를 따야 하는 시기다. <골프三매경> 코너는 그래서 온가족이 함께 다녀올 수 있는 경상남도 남해의 '체류형 골프장'인 힐튼남해를 두번째 여행길로 잡았다. 골프코스 바로 앞에 푸른 남해바다가 넘실거리고, 새삼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힐튼 남해 스파 테라피.
▲ "어디가 골프코스고, 어디가 바다인지"= 이 골프장은 11개 홀이 바다를 조망하고 7개 홀이 바다에 근접해 있다. 이가운데 4개 홀은 특히 바다를 가로질러 샷을 하도록 설계됐다.
내륙으로 깊숙이 파고든 오목한 지형에 작은 섬들과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해안, 여기에 상쾌한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마치 '별천지'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골프장이 리조트 내에 자리잡아 숙박도 멀리 갈 필요가 없다. 150개의 스위트룸과 20개의 프라이비트 빌라가 있다. 지형 흐름에 따라 각각의 건물을 배치해 넓은 시야를 확보했으며 낮은 층 객실에서도 코스와 바다와 섬 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랜드빌라에는 개인수영장과 아듬한 정원까지 갖췄다.
'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 내보낸다'는 옛말이 있다. 봄 햇빛이 그만큼 더 따갑고 피부도 쉽게 그을린다는 의미이다. 라운드로 지친 피부는 스파에서 원기를 회복시키면 된다. 한국적인 찜질방 컨셉트에 럭셔리한 감각을 더했다. 가족부터 연인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테마공간이다. 전문 테라피와 마사지 트리트먼트도 당연히 가능하다.
▲ 느림속에서 즐기는 '봄의 향연'= 남해군은 본섬인 남해도와 부속섬인 창선도로 이뤄져 있다. 어느 시인이 남해군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걷고 싶은 곳"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드라이브를 하다 멋진 경관을 만나면 그저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곳이다.
남해 여행의 시작과 끝은 두개의 다리에서 이뤄진다. 하나는 남해도와 육지의 하동을 연결하는 남해대교이고, 또다른 하나는 남해도- 창선도- 사천을 연결하는 창선ㆍ삼천포대교다. 이 다리는 특히 건설교통부가 지난 2006년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아름답다.
가천다랭이 마을은 '한국의 마추픽추'다. 바다와 맞닿은 설흔산의 가파른 절벽 위에 손바닥만한 논들이 계단을 이루고 있다. 험한 경사 탓에 아직도 사람과 가축의 힘으로만 농사를 지어야 한다. 특이한 건 논의 층수가 딱 108계단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소박한 일상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인지도 모른다.
'남해의 금강'으로 불리는 금산에는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이 있다. 초입에서부터 울창한 숲과 푸른 남해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산행 코스다. '색의 향연'을 보고 싶다면 일출과 일몰 전후에 죽방렴을 찾으면 된다. 해질녘 지족해협을 가로지른 창선교에 서서 서쪽 하늘을 보면 온세상이 붉게 물든 가운데 싱그러운 봄바람에 꽃 향기가 가득 전해진다.
남해의 별미 멸치회.
▲ 싱싱한 멸치회에 "침이 꿀꺽'= 남해는 요즈음 멸치가 제철이다. 멸치하면 보통 건조시킨 것만을 떠올리지만 이 곳에서는 멸치회를 비롯해 생멸치찌개, 멸치쌈밥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기름성분이 많은 멸치는 뭍에 올라오면 금방 상해버려 산지가 아니면 회를 맛볼 수 없다.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미조항으로 가는 게 좋다. 포구가 야트막한 산들로 둘러싸여 포근한 느낌이다.
앞바다에는 조그마한 섬들이 바둑알처럼 박혀 있어 '남해안의 베니스'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수백년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어부들은 만선(滿船)의 부푼 꿈을 품고 바다로 나가고, 풍요와 행복을 더해 새벽녁에 다시 항구로 돌아온다.
멸치회로 유명한 곳은 '남해도횟집'과 '촌놈 횟집', '오륙도횟집' 등이다. 멸치쌈밥은 생멸치를 조림해서 각종 채소로 쌈을 써서 먹는 요리다. 미조항 부근의 '공주식당'과 바로 옆의 '삼연식당'이 발길이 잦은 곳이다. 도다리를 넣은 미역국은 속을 푸는데 그만이다. 마늘을 흑설탕으로 절인 '마늘당 절임'이나 마늘쫑 볶음 등의 밑반찬 역시 별미다.
남해 죽방 일출.
▲ 여행메모= 승용차로 4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경부고속도로를 탄다면 비룡 분기점→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 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 광양방면→ 하동 인터체인지→ 남해대교에서 남해읍 방향으로 직진하면 된다.
하늘길을 이용할 때는 사천공항과 여수공항 모두 1시간 안에 남해에 도착할 수 있다.
숙박은 힐튼남해리조트를 이용하면 된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중저가 호텔이나 펜션 등도 괜찮다. 5월에는 징검다리 연휴 등으로 붐비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출발해야 낭패가 없다. 관광안내콜센터(1588-3415)나 남해군 홈페이지(www.namhae.go.kr)에서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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