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기분좋게 출발한 뉴욕증시는 악화된 지표를 만나며 고전했지만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앞서 일부 지표들로 미 경제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날 다시 악화된 기존주택매매와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이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PNC파이낸셜 서비스그룹과 피프스 서드 뱅코프 등 지역은행들의 실적 호전으로 다시 오르는 등 장중 등락을 거듭했다.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70.49포인트(0.89%) 상승한 7957.06, S&P 지수는 8.37포인트(0.99%) 오른 851.92, 나스닥 지수는 6.09포인트(0.37%) 뛴 1652.21로 거래를 마감했다.
◆ 애플·이베이 등 실적 호조= 전날 장 종료 후 발표된 애플와 이베이의 예상밖 실적 호조에 뉴욕증시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장 종료 직 후 애플은 2분기(1~3월) 순이익이 12억1000만달러, 주당 1.33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1.08달러의 이익을 예상했지만 이를 웃돈 실적이다. 매출은 8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은 3.20% 상승했다.
이베이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이베이는 전일 장 종료 후 지난 1분기 순이익이 3억5710만달러, 주당 2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4억5970만달러, 주당 34센트의 순익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일부 항목을 제외할 경우 주당 39센트의 순이익을 내 블룸버그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주당 34센트를 웃돌았다. 이베이는 12.45% 급등했다.
필립모리스는 1분기 순이익이 14억8000만달러, 주당 74센트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 조사치인 주당 70센트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3위 석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의 1·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80% 급감했으나 일부 항목을 제한 순이익은 주당 56센트로 전문가 예상치인 44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코노코필립스는 5.18% 상승했다.
UPS의 1·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6% 급감했다. UPS의 1분기 순이익은 4억100만달러, 주당 40센트를 기록했다. 매출은 14% 감소한 109억달러였다. 일부 비용을 제한 주당 순이익은 52센트로 블룸버그 조사치인 56센트를 밑돌았다.
미국내 13개 공장의 가동을 수주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4.14% 내렸다.
◆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기존주택매매= 미국의 3월 기존주택 매매가 전월 대비 3% 감소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3월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전월의 472만건에서 457만건으로 3%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존 주택판매는 5년래 최대 규모로 증가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나 한달 만에 다시 주저앉았다.
평균 주택 매매 가격은 지난해 20만100달러에서 17만5200달러로 12% 하락했다. 매물로 나온 주택은 374만채로 1.6% 줄었다. 이대로라면 재고를 소진하는 데 9.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실업수당 수급자수 12주 연속 사상 최고= 미국의 실업수당 수급자수가 12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국의 고용시장이 계속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노동부는 23일 19일 마감된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2만7000명이 늘어난 6만4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발표된 실업급여 연속 수급자수는 전주 대비 9만3000명 증가한 613만7000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실업급여 수급자수는 12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른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고용상황이 계속 악화되며 경제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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