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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칼럼] '표현의 자유'라는 명제

시계아이콘01분 49초 소요

법원이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법원은 검찰이 문제 삼은 '환전 업무 중단'과 '달러 매수금지 공문' 등 2건의 글이 사실과 다르나 박씨가 허위라는 인식을 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없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검찰이 박씨에게 적용한 전기통신기본법 47조1항의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면 처벌한다'는 규정 자체가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이 조항은 거의 사문화되다시피 하다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벌어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각종 의혹들이 난무하기 시작하자 현 정부가 다시 커내든 카드다.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는 국가 권력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사 초기부터 논쟁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글에 대해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박씨가 구속되자 일부 유명 논객들은 글을 삭제하고 절필을 선언하면서 인터넷 공론장이 한 때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등장한 미네르바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글은 7월에 쓴 '서브프라임 한국 상륙'이란 글이다. 릲미국산 서브프라임의 불똥 몇 개가 튄 것이고 아직 한국버전은 시작도 안 했는데요릳라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한국의 문제로 끌어들였고 8월에는 산업은행의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인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 환율 폭등,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현금 준비,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이 적중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일명 '경제 스승'이란 별명까지 얻는다.

 

검찰이 항소해 최종심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이번 법원 판결은 인터넷에서의 표현 자유를 명시적으로 인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표현의 자유는 다른 어떤 권리보다 앞서 보호받아야 될 기본권이다. 특히 쌍방향 소통을 꾀하는 온라인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돼야 건정한 사회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이번 판결을 릲정부가 과잉 범죄화 경향으로 흐르는 것을 법원에서 브레이크를 걸었다릳고 평가했다. 그는 '과잉 범죄화'란 약간의 잘못이 있거나 비판적인 사람을 수사하고 체포하는 것을 말하는 권위주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합리적 토론이나 행정적 규제에 앞서 무조건 처벌하려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는 1971년 6월13일 '베트남전쟁 확전의 실질적 주범은 미국'이라는 기사를 보도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베트남전에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월맹이 미국 구축함을 선제공격해 반격했다고 선전했다. 일명 '통킹만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1964년 8월 베트남 통킹만에 정박해 있는 미국 구축함을 월맹군 어뢰정이 두 차례에 걸쳐 선제공격했다는 것으로 존슨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결정한다. 하지만 '펜타곤 페이퍼'가 보도되면서 존슨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받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알려져 곤경에 빠진다. 미국 정부는 뉴욕타임스를 1급 기밀 누설혐의로 제소, 국익과 국민의 알 권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친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릲국가 안보란 미국의 자유를 지키는 것으로 정부를 감시하기 위해서도 언론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릳고 뉴욕타임스의 손을 들어준다. 이 판결은 미디어 환경이 변한 요즈음에 되돌아봐도 언론의 보도와 국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에 대해 많은 것을 제시해 준 중요한 판결이다.

 

물론 '미네르바 무죄'를 놓고 사회에 대한 공격이나 현 정부에 대한 의도적 비방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법원이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인터넷에 유언비어를 퍼뜨려 국민을 불안케 하는 책임은 누가 지냐고 법원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국민들의 반응이 이처럼 다양한 것은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요즈음 '표현의 자유'라는 명제가 너무나도 우리 사회의 소중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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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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