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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식탁물가·공공요금, 먹고살기 자체 '고통' 수준

우리경제에 물가 적신호가 켜졌다. 고물가 시대의 초입에 들어선 양상이다. 돼지고기ㆍ 닭고기ㆍ수산물ㆍ야채 등 식탁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택시요금에 이어 전기ㆍ가스요금, 항공료 마저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물가는 이제 '부담'에서 '고통' 수준으로 전이되고 있다.

이미 장바구니 물가는 오를대로 오른 상태다. 21일 현재 전국 14개 공판장에서 형성되는 돼지고기 1㎏당 경매가(지육가)는 5006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삼겹살(100g) 가격은 2260원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33.7%나 올랐다.

닭고기 가격도 껑충 뛰었다. 한국계육협회 기준의 닭고기 값은 20일 현재 1㎏에 1980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68%나 급증했다.

생선값과 채소 과일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생갈치(350g)는 지난해 4월 5400원에서 지난달 6200원, 이달에는 6800원까지 올랐다. 일년 전에 비해 26%나 가격이 급등했다. 배추는 지난해 김장철 시세 폭락으로 저장물량이 줄어들어 대형 마트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50% 이상 올랐으며 이달 초부터 본격 출하된 참외와 토마토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25% 정도 올랐다.

그나마 식탁물가 상승은 장바구니를 가볍게 하면 되겠지만, 여기서 끝날게 아니라서 더욱 문제다. 설탕과 밀가루 등 가공식품의 원료가 되는 원자재 가격 또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설탕 출고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가 일주일만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설탕가격 인상을 유보키로 했다며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최근 김진수 CJ제일제당 대표가 기획재정부를 찾아가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에 붙는 관세를 인하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다시 설탕값 인상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설탕값이 인상될 경우 밀가루값 또한 인상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라면, 빵, 과자 등 식품 가격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이른바 '계단식 물가인상'이 코앞까지 닥친 셈이다.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도 오는 6월부터 500원 오른다. 서울시는 최근 기존 1900원인 택시 기본 요금(최초 2㎞ 기준)을 2400원으로 올리는 '택시요금 인상안'을 확정했다. 4년만의 요금 조정이다.

이모(45)씨는 "택시요금을 왜 올려야 하는지, 그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준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순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어려운데 택시요금까지 올라 피부로 느끼는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전기요금도 올 하반기쯤 최대 9% 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1월 동결됐던 주택용 전기요금도 함께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산업용을 중심으로 전기요금을 평균 4.5% 인상한 바 있다.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을 고려해야 하고 메커니즘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인상 적기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전기 요금 인상이 여타 공공 및 서비스요금의 인상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또 2년 4개월 만에 국제선 항공료 기본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기본요금 인상을 국토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토부는 재정부에 이를 통보하고 인상 여부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료는 기본요금과 유류할증료, 전쟁보험료, 공항이용료로 구성되는데 국내선의 경우 기본요금 인상이 신고사항이지만 국제선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제선 기본요금이 마지막으로 인상된 것은 2006년 12월로, 이후 지난달까지 CPI 상승률이 9.6%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인상한다면 2006년보다 큰 폭인 10%대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복귀했지만 양파와 고등어, 돼지고기 등 농축수산물의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전월대비 보합인 통신 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문 모두 전월대비 상승했다. 특히 식료품ㆍ비주류음료 부문이 1.6%, 교육 부문이 1.4%, 가구 집기ㆍ가사용품 부문이 1.2% 올랐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경기가 나쁜데 생활물가가 오르면 국민들은 더 어렵게 되니 이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육류 및 채소 가격의 급등 현상을 지적한 뒤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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