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끝난 2008년 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일본의 대기업들이 잇따라 정부에 구원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1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항공(JAL)이 일본정책투자은행에 2000억엔(약 2조76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JAL은 지난 2월 2008년도에 340억의 적자를 예상했었다.
이후 국제선과 화물 고객 감소로 경영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지면서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여유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 손을 벌리게 된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달 들어 항공업계 지원책으로 착륙료 감면과 함께 필요에 따라서는 자금조달 지원 중개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히타치제작소도 재무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에 공적자금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타치제작소는 자동차 관련 사업 부진 등으로 2008년도에 7000억엔에 달하는 거액의 적자에 빠질 전망으로, 재무 기반 강화가 과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취임한 가와무라 다카시 히타치 회장겸 사장은 20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공적자금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 이익을 거둬 자본을 늘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성장시키고 자 할 경우에도 증자는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도요타와 혼다 등에 이어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메모리도 정부의 자금활용을 검토하고 있어 세계적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한 제조업계에서 공적자금을 활용한 증자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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