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후 PR물량 소화 담당' 외국인에 달려
코스피200 지수선물이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다. 우려를 자아냈던 매수차익잔액이 최근 급감하면서 지수선물이 차익매물이라는 커다란 짐을 덜어내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차익매물이 쏟아지는 과정에서도 지수선물은 170선의 지지를 바탕으로 보합권에 머물러 있어 고무적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며 향후 어떻게 해소되는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170선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지수선물의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16일 매수차익잔액은 2274억원이나 감소했다. 옵션만기였던 지난 9일 8조3976억8900만원에 달했던 누적 매수차익잔액은 16일 7조3750억8300만원으로 감소해 단 5거래일 만에 1조원 이상 급감했다. 같은 기간동안 프로그램에서 1조원에 달하는 매도 물량이 쏟아졌지만 지수선물은 170.40에서 171.80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만기 후폭풍이 불긴 했지만 지수선물은 꿈쩍도 하지 않은 셈이다.
당초 매수차익잔액이 8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 9일 옵션만기를 통해 청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옵션만기때 프로그램은 순매수로 마감됐고 매수차익잔액도 줄어들지 않았었다.
지수선물이 버틸 수 있었던 원천은 외국인의 현물 순매수 덕분이었다.
3월10일 이후 현물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의 태도는 옵션만기 이후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전날에도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3200원에 가까운 물량이 쏟아졌지만 외국인은 4800억원의 현물을 사들이면서 프로그램 물량을 소화해냈다.
강송철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단 전일 비교적 큰 폭 매물 출회로 부담은 덜한 편"이라며 "선물 170선 부근 지지는 아직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만기일 이후 유입된 1조8000억원의 차익매수 물량에서 현재 1조원이 청산되고 8000억원 가량 남았다"며 여전히 차익매물 부담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전체적인 매수여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베이시스가 0.4포인트 이하로 하락할 경우 추가로 차익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프로그램 물량 부담이 크게 줄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며 아직 지수선물 170선대에 대한 불안감은 남아있는 셈이다.
7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액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최근 매수 주체로 떠오른 외국인의 속내에 지수선물의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오전 10시9분 현재 지수선물은 전일 대비 2.00포인트 오른 173.80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 대비 1.2% 가량 상승했지만 시가였던 174.20에 비해서는 조금 주저앉은 상황이다.
외국인은 선물을 1500계약 가량 사고 있다. 베이시스는 0.3~0.4%에서 등락하면서 프로그램은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900억원 가량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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