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 '대통령 재단' 설립을 논의했던 이른바 '3자 회동' 당사자들이 검찰에서 이를 재연할 지 주목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16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소환해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 수사를 벌인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출석할 예정이며, 강 회장은 전날 영등포구치소로 이감돼 이날 중 대검으로 나와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과 강 회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함께 2007년 8월께 서울 장충동 모 호텔에서 '3자 회동'을 열고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대통령 재단' 설립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홍콩 계좌에 있는 비자금 500만달러를 내놓겠다고 제안했지만, 강 회장은 '검은 돈'은 안 된다며 거절해 재단 설립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회장을 우선 조사한 뒤 필요하면 박 회장을 서울구치소에서 불러 정 전 비서관, 강 회장과 함께 '3자 대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최근 언론에서 박 회장을 "정권 창출에 기여한 바도 없고 돈으로 권력을 산 로비스트로, 나와는 질이 다른 사람"이라고 평가했고, 박 회장은 이에 대해 불쾌함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져 이들의 신경전이 3자 대질에서도 재연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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