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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원하는대로"...불황뚫는 생존본능

[유통시장 대변혁기①]

유통시장 대변혁기 ①영역 파괴바람

국내 유통시장이 대변혁기를 맞고 있다. 단순한 저가 정책은 더이상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말로만 가격파괴를 부르짖으면서 실제로는 출점 확대, 점포규모 확대, 서비스 확대에 치중해 왔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유통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세분화한 고객 분석으로 고객지향적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통업계의 향후 생존 전략을 시리즈를 통해 심층 진단해본다.

#1. "과거 일본의 종합슈퍼마켓과 백화점은 무분별한 출점과 확대 경영으로 불황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영 파탄에 직면했습니다. 국내 유통기업은 업태 다변화, 점포포맷 다양화 등으로 일본 유통기업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됩니다"(최상철 일본유통과학대학 교수)

#2. "글로벌 유통기업은 불황기 생존전략으로 기존시장 영역 파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객 중심의 조직 생성, 정밀한 고객분석 역량 확보, 전략적 인수ㆍ합병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선진 유통기업들의 불황기 대응전략을 벤치마킹해 국내 현실에 맞게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이원준 액센츄어 총괄대표)
 
불황기에는 무엇보다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하고 유혹할 수 있는 소매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경제에서 유통산업이 담당하는 고용 비중이 전체의 16%로 제조업에 이어 두번째 규모라는 점을 이를 방증한다. 특히 생필품 소비가 5% 줄어들면 원자재와 주가 환율이 10배나 폭락시키는 위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최근과 같은 혹독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통업계가 복합쇼핑몰과 같은 신업태 진출을 통해 내수 진작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까운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버블경제가 붕괴한 1990년대 일본은 백화점 등 대형소매기업이 부진했고 드럭스토어 등 전문점은 매상고를 늘리며 주력업태로 부상했다. 유통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물과 같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유통업계의 생명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업태(業態)를 계속 바꾸는 것"이라며 유통분야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국내 유통 업태의 변화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업태간 경계도 시간이 지날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이는 신업태의 도입 기간이 짧아진데다 소비환경의 변화나 이종업체 간의 제휴, 그리고 선진시스템의 정착 등에 따른 것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소매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는 대신 슈퍼마켓과 편의점, 무점포 업체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펴낸 '유통산업 통계' 2009년 상반기호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매출액이 각각 13조와 5조5000억원으로 각각 5.3%와 2.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7년 11조8000억원과 4조8000억원 보다 각각 1조2000억원, 7000억원 많다.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각각 30조6000억원과 19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1%P와 0.2%P 감소했다. 기존 업태의 쇠락과 신업태의 부상 속에 오는 2010년이면 할인점도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김현철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의 유통기업들은 창조적 파괴를 해오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에 진정한 '유통혁명'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새로운 상품 공급자를 발굴하는 한편 제조원가나 산지가격까지 조사해 사입원가를 낮출 것 등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통업계 구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간 연계, 그것도 규모의 이익을 추구하는 수평통합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매업체가 도매업체와 연계하는 수직통합 기반에서 구축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 여기에 기업간 느슨한 업무제휴에서 인수합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시장 재편 움직임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드럭스토어 홈센터 편의점 등 유통업전반이 이미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동일 업태내의 수평통합을 추진해 점유율 확대와 규모이익을 꾀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이종업태를 포함한 수평통합으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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