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치오네, 피아트 구원 경험 … 캐주얼 스타일과 솔직함으로 개방적인 기업문화 조성
$pos="C";$title="";$txt="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CEO는 자사의 몸집이 너무 작아 혼자 힘으로 살아남을 수 없으니 다른 자동차 메이커와 손잡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사진=블룸버그뉴스).";$size="440,292,0";$no="200904061521026065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미국 자동차 메이커 크라이슬러의 구원 투수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56) 피아트 최고경영자(CEO)가 나섰다.
마르치오네는 2004년 6월 피아트 CEO로 등극한 뒤 피아트를 재무 위기에서 구해내고 영업 전반을 개혁했으며 날씬하고 유연한 경영체제를 확립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 2일(현지시간)자에 따르면 피아트는 지난해 매출 780억 달러(약 103조 원), 순이익 22억 달러,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했다. 눈 부신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반면 크라이슬러는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 다임러와 합병한 뒤 줄곧 고통에서 허덕이고 있다. 그렇다면 크라이슬러가 마르치오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마르치오네가 14세 나던 해 일가는 이탈리아에서 캐나다로 이주했다. 이후 그는 41세에 스위스의 한 포장재 제조업체 임원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유럽 땅을 밟은 적이 없다.
컨설팅업체 글로벌 인사이트의 이탈리아 주재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피에를루이지 벨리니는 "마르치오네가 미국 시스템에 정통하다"고 평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르치오네가 피아트의 기업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그가 CEO 자리에 올랐을 때 피아트는 상의하달식 의사결정 체제로 회생가능성이 전혀 엿보이지 않았다.
마르치오네는 "수년 동안 현상만 유지해온 조직이어서 변화의 가능성이 희박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중간ㆍ고위급 관리자 수백 명을 해고했다.
마르치오네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자동차 제조 공장으로부터 미국 소재 농기계ㆍ건설장비 제조 자회사인 케이스 뉴 홀랜드에 이르기까지 피아트의 해외 영업망에서 경영 인재를 차출했다.
현재 피아트의 '로렌초 시스티노' 브랜드를 관장하는 이가 케이스 뉴 홀랜드의 농기계 사업부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피아트의 '이베코' 트럭 사업부도 관리하고 있다.
마르치오네는 엔지니어링 책임자도 외부에서 영입했다. 그 결과 피아트 모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신모델 개발 기간은 4년에서 18개월로 대폭 줄었다. 가장 좋은 예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카 '신케센토'다.
마르치오네는 보통 스웨터에 셔츠 차림이다. 이런 캐주얼 스타일은 피아트에 개방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피아트의 결점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성격도 개방적인 분위기에 한몫했다.
마르치오네는 최근 몇 달 동안 피아트의 몸집이 너무 작아 혼자 힘으로 살아남을 수 없으니 다른 자동차 메이커와 손잡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을 정도다.
그렇다면 왜 하필 크라이슬러일까.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소재 크라이슬러는 현재 파산 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하지만 피아트는 크라이슬러를 발판으로 지난 25년 동안 물러나 있던 미국 시장에 재진출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렇다고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에 현금을 쏟아 붓거나 크라이슬러의 부채를 떠안을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사실 글로벌 경제위기 탓에 지난 1년 사이 피아트의 현금 보유고가 91억 달러에서 51억 달러로 크게 준 반면 부채는 70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 1일 피아트의 채무신용등급은 정크 수준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피아트는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크라이슬러가 파산하거나 청산절차에 들어가도 피아트는 손해볼 게 없다. 벨리니 애널리스트의 말마따나 "일부 자산을 사들이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리스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피아트가 크라이슬러를 도와주는 동안 피아트 자체의 신모델 개발이 지연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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