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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 '자금조달' 회사채 발행 '봇물'

['리먼의 저주' 6개월 지난 지금]

1분기 회사채 발행, 전년比 2배 넘어
3월 들어 하루 평균 5000억원 규모 발행


올 들어 금융시장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급증이다. 지난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5000억원 가까운 회사채가 새로이 발행됐다. 기업들이 마땅한 자금조달 수단을 찾지 못한 탓에 비교적 발행이 수월한 회사채로 몰렸기 때문이다.

4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FnGuide)와 한국예탁원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국내 270개 기업들은 총 26조5062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6.4% 급증한 수치다.

일반사채(주식연계사채)의 경우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도 1분기 19조2445억원을 기록, 지난해 4분기 대비 3배 가까운 급증세를 보였고 특히 3월 한 달간 순발행액은 7조9506억원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기아자동차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각각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 공동 수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삼성중공업이 7000억원, 우리금융지주가 6000억원, 대한항공·포스코·동국제강이 각각 5000억원씩 발행했다. 한진중공업건설부문이 4350억원으로 9위, 하나금융지주가 4250억원으로 10위를 각각 기록했다. 상위 10개사 만으로도 5조7600억원 규모로 전체 발행금액의 21.7%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증가에 대해 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맞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업에게는 손쉬운 자금 조달 수단이고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것.

최석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파트장은 "공급 측면에서 기업들의 캐시플로우가 나빠지고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회사채로 한정됐기 때문"이라며 "수요 측면에서는 예금 금리가 하락하고 부동산도 부진하는 등 뚜렷한 투자 수단이 상실돼 비교적 높은 금리가 보장되는 회사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리CS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의 김기현 부본부장도 "기업으로서는 불투명한 경제 상황하에서 자금을 미리 확보해놔야만 하기 때문에 손쉬운 회사채 발행을 꾀하고 있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히 개인들이 회사채 매입을 늘리면서 제반 시장 상황이 좋아져 회사채가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회사채 발행 급증이 마냥 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 몇년간 회사채 발행이 정체됐던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 현금 유동성이 충분했기 때문이지만 지금의 회사채 발행 확대 추세는 실적 악화에 따라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투자가 아닌 운전자금으로, 혹은 현금 확보용으로 회사채를 발행,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풀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회사채 발행은 증가추세를 보이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파트장은 "점차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더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2분기까지는 발행 물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하반기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한 기업들의 발행은 점차 감소할 것이며 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반면 김 부본부장은 당분간 회사채 발행이 더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고 이에 따라 수신금리도 낮추게 될 경우 예금보다 금리가 좋은 회사채에 투자자들이 더 몰릴 수 있다"며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더 유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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