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량 교체지원 5월부터 12월말까지
신차 구매 특소세 감면 6월말이면 종료
소비심리 깨우기에는 부족하다 지적도
아무리 불황이라지만 이제는 차를 사야할 때가 됐다. 시기는 오는 5월부터 6월까지 두달이 최고 적기다. 이후에는 정부의 세제 혜택이 사라져 그만큼 비용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26일 2000년 1월 1일 이전에 등록된 노후차량을 폐차하거나 팔고 신차를 구입할 경우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를 각각 70%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시한은 오는 5월부터 12월말까지이며 승용차는 물론 승합차, 화물차 등도 지원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인 개별소비세 150만원, 지방세인 취·등록세는 100만원까지 감면해 준다. 차 한대를 구입하는데 최고 250만원까지 깎아주는 셈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신차 구입시 200만원 한도내에서 특소세 30%를 감면해 주고 있다.
2000년 이전에 구입한 차량이 있는 소유자는 5월초부터 올해말까지, 다른 차량 소유자나 아예 처음 차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6월말까지 차를 구입해야 세제 혜택을 볼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자동차 업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폐차보조금 지급과 환경개선부담금 일시 폐지도 검토키로 했다. 이번 감세조치와 함께 보조금 지급 등이 이뤄질 경우 혜택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자동차 할부금융회사들에도 유동성을 지원해 차량판매가 집중되는데 따른 자금부족 사태를 미연에 방지키로 했다. 유동성이 확대되면 그만큼 금리 인하 여지가 커져 자동차 구매에 도움이 된다.
정부는 이번 감면조치에 발맞춰 현대·기아차는 물론 GM대우, 르노삼성 등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대대적인 할인판매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자동차회사들이 이번 조치와 함께 자발적으로 할인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동차 회사들은 구체적인 할인행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지 않다. 5,6월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4월 판매를 포기할 수는 없는 만큼 상황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것.
특히 일선 영업현장에서는 이번 감세조치가 어느정도 판매증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깨우는 계기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김창주 현대차 여의도 지점 과장은 "이번 조치로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12월 특소세 감면보다 이번 감세폭이 더 커 2000년 이전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대우차 영업소장은 "세금을 감면한다고 해도 자동차 구입비용이 워낙 비싸 효과가 미미한 것 같다"며 "이번에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영업점 관계자는 "가계약을 했지만 출고를 미뤄달라는 전화가 왔다"며 "4월 한달은 굉장히 힘든 시기가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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