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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뮤지컬은 지겨워! 이제는 '하는'뮤지컬

"헉, 헉 7시 3분전!"
공학연구소 연구원 최영주(28)씨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지하철을 두번이나 갈아타고 흥인동으로 향한다. 그가 숨이 턱에차도록 뛰어서 가는 곳은 바로 충무아트홀 뮤지컬 아카데미. '칼퇴근'을 하고 달리기까지 해야 겨우 3분전에 도착하지만 뮤지컬 연습을 하는 시간은 너무 행복하다.

인간은 태어날 때 모두 예술가로 태어났다 했던가.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이 뮤지컬에 대한 열정과 끼를 숨길 수 없어 직접 무대에 오르고야 말았다.

충무아트홀 '뮤지컬 캠프'에 참가중인 최영주씨는 본업과는 별개로 늘 항상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을 동경해왔다. 그는 평소 가슴속 깊은 곳에 뮤지컬에 대한 열정이 있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않아 미뤄왔던 꿈을 더 늦기 전에 시작했다.

그는 오는 7월 선보일 뮤지컬 공연을 위해 기본적인 발성에서부터 연기까지 다른 17명의 '아마추어' 배우들과 함께 놀이처럼 즐겁게 배우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거라면 이렇게 즐겁고 설레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고 싶었던 것, 배우고 싶었던 것을 자발적으로 하니까 힘들지 않아요. 심지어 연습시간 외에 따로 만나서 연습도 하곤 해요"

약국에서 일하는 이정은(31)씨도 '뮤지컬 캠프'의 일원이다.

"중학교 때 우연히 '코러스라인'이라는 뮤지컬을 보고 가슴이 쿵닥거렸던 느낌이 지울 수 없었다"는 그는 "성인이 돼 한달에 수십 편의 뮤지컬을 보고 뮤지컬 동호회 운영진을 해봐도 채울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보는' 뮤지컬이 아닌 '하는' 뮤지컬을 경험하고 싶다는 그는 매 수업마다 뮤지컬 배우로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기 위해 열심히 훈련중이다. 발성·가창·연기·춤 등의 훈련이 끝난 뒤에는 실제 뮤지컬 공연만이 남는다.

충무아트홀 뮤지컬 캠프의 배우들이 오는 7월 공연하게 될 뮤지컬은 '플로라 더 레드 메니스(Flora, The Red Menace)'. '카바레' '시카고'를 만든 존 칸더·프레드 엡 콤비의 작품으로 경기 침체기의 뉴욕을 배경으로 해 사회가 혼란하고 경기가 어려울 때마다 단골로 리바이벌 되는 뮤지컬이다.

두달 남짓한 연습에서 이 '아마추어' 배우들은 점점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모두가 내면의 쑥쓰러움이 있겠죠. 하지만 안해보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이 너무 싫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연습하고 있으니까 공연보러 꼭 오세요"

열정적인 연습이 끝나면 근처에 있는 신당동 떡볶이집에 들러 즉석떡볶이를 즐기기도 한다는 그들. 진정 예술을 사랑하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챔피온'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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