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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출간한 배우 차인표가 자신의 소설은 액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25일 광화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소설 '잘가요, 언덕'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차인표는 자신의 소설에 대해 "이 책은 액자에 불과하고 진짜 이야기는 책에서 다루지 못한 70년의 이야기, 국민들이 가슴에 두고두고 담아야 할 이야기"라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해방된 줄도 모르고 70여 년을 캄보디아에서 보낸 훈할머니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작은체구에 동그란 눈이 돋보기 때문에 더 커보이는 할머니를 보고 그 분도 태어났을때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기쁨을 주고 우리와 동일한 소중한 생명인데 절대 무력에 납치돼 70년이라는 세월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많은 감정을 느꼈다"
그 때 느낀 감정들로 20장의 초고를 썼다. "장모님이 초고를 보시더니 이야기가 좋으니까 더 썼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해주셨다. 그러다가 영화나 드라마 일이 들어오면 촬영을 해야 되고, 원고를 한번은 다 날려먹은적도 있고 해서 이제서야 출판하게 됐다"
차씨는 연민은 '찰나'지만 진정한 연민은 일생동안 지고 가야할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찰나의 눈물이 아니라 일생동안 지고 가야할 일상이다. 실천없는 말은 헛말이다. 어떤 상황이나 대상에 관심을 주고 응원하는 방식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것이 나의 방식이다"
그는 책을 쓰면서 그 시절 할머니들을 지켜주지 못한 할아버지들에 대한 서운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책을 쓰면서 우리 할머니들을 지켜주지 못한 할아버지들에 대한 서운함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 형편없던 시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못살고 가장 힘없던 시절을 우리 대신 살아준 할아버지 할머니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든다. 그 분들이 겪어냈기 때문에, 또한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60~70년대에 고생해줬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계신 '나눔의 집'에 방문해 느꼈던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사진작가 조선희씨가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을 찍어주고 계셨다. 한복을 곱게 입고 차례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았다. 일본인들이 와서 울고, 빌고 하는 모습도 봤다. 할머니들이 말씀하시고 싶어하는 것은 '나한테는 몹쓸 짓을 했지만 우리 후손에게는 그런일을 되풀이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는 소설의 배경인 백두산에도 다녀왔다. "머리속에만 있어 묘사하기 힘든 배경을 활자화할 수 있는 여행을 했다. 소설은 가슴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손으로 쓰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엉덩이로 쓴 것 같다"
쓰면 쓸수록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역사적인 사실들을 하나하나 다 찾아봐야 했다고. "일본군 계급체계, 백두산 동식물, 호랑이는 언제 멸종이 됐는지 다 찾아봐야 했다. 한다고 했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처음에는 동화를 쓴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 "처음에 동화라고 생각을 하고 작업을 했다. 아들한테 읽어줄 욕심도 있었고 청소년들이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하지만 출판과정에서 여러사람의 의견을 고려해 소설로 출판됐다.
차씨는 신인작가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연예인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쉽게 출판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다. "이런 이야기가 출판된 것에 대한 감사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작업을 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출판하는 과정은 쉬웠다. 우리나라에 실력있고 뜨거운 열정을 가진 신인작가들이 한권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 오랜세월을 준비한다는 것을 안다"
그가 취미로 시작한 책을 출판까지 하게 된 데는 주변인들의 도움이 컸다. "책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개인적인 취미생활이었다.10년이라는 세월동안 끊임없이 격려해준 사람은 부인 신애라다. 글을 쓰면서 어려운 일은 끊임없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괜찮은 이야기니까 끝까지 쓰라'고 부인이 1년에 한번씩 격려해줬다"
아울러 그의 아들도 열렬한 독자이자 편집자였다. "지난해 봄에 3분의 2정도 원고를 썼는데 아들이 자꾸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해서 이 원고를 프린트해서 하루에 10장씩 잠자기 전에 읽어줬다. 어느 순간 아들이 원고의 분량이 얼마남지 않은 것을 보고 무서운 편집장처럼 더 쓰라고 학교에서도 전화를 하고 독촉을 했다"
소설 '잘가요 언덕'은 1930년대 백두산 호랑이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아내의 복수를 위해 마을을 찾은 황포수와 그의 아들이 마을 사람들과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내용 중에는 종군위안부 문제 등 사회적 이슈도 포함됐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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