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에 대한 발표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올해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알짜배기'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돼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23일 관련 업계와 증권정보 제공 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유가증권 77개, 코스닥 46개 등 총 12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실적 예상치의 컨센서스다.
유가증권 상장사 중에서는 우선 두산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주효할 전망이다. 이들은 각각 올해 매출액 6조8310억원, 12조9793억원, 4조632억원, 22조8462억원과 영업이익 5534억원, 9857억원, 6605억원, 2조59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두산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에도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주 중에서는 대우건설과 GS건설 계룡건설 한라건설 현대건설 등이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라건설과 현대건설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3조7701억원과 4조6974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을 떠난 NHN도 올해 매출액 1조3784억원과 영업이익 5594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이외에 삼성엔지니어링 동양제철화학 삼성정밀화학 LG데이콤 SK텔레콤 등 업종별 대표 주자들은 올해 양호한 실적을 통한 어닝 모멘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테마주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풍력 대장주 태웅을 비롯해 바이오주 셀트리온, LED주 서울반도체, 교육주 메가스터디 등 시가총액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종목들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한국전자금융과 희림, 성광벤드, 파라다이스, 평산 등 주목할 만한 우량 성장주에 대해서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가다.
신일평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줄곧 하락만 거듭하던 지표들이 바닥을 다지거나 기대치를 상회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는 만큼 중기적 바닥을 예상하고 실적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을 참조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이익 모멘텀이 높은 주식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투자 대상을 물색할 때 가장 먼저 살펴 보게 되는 부분이 바로 실적을 비롯한 펀더멘털"이라며 "경기 불황이 닥친 상황에서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면 투자를 고려해 볼만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시적인 펀더멘털 강세가 아닌 지속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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