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 지수는 이틀 연속 소폭 하락한 1125.46으로 마감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나흘 연속 상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하며 장중 혼조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으로 한달래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17일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에 따른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직은 추세적 상승에는 걸림돌이 많은만큼 당분간은 박스권(코스피 1000~1150)에서 종목별로 선별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는 1200선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과 우리나라 CDS프리미엄도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현물매수가 기대했던 것보다 적극적이지 않다.
3월에도 무역수지는 높은 원달러로 불황형 흑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 배당금의 역송금으로 인한 소득수지 적자도 전년보다 줄어들 확률이 높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환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체크포인트는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에 따른 외국인의 적극적인 현물매수가 나타나는가 여부다.
제한된 박스권 안정을 이용해 단기 트레이딩 정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실적이 상향된 업종에서 가격을 고려하라.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1600원선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이 1440원선으로 급락하는 등 그동안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던 주요 변수들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글로벌증시가 하락세에서 벗어나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리스크 프리미엄 감소에 따른 주가 복원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격적 매매보다는 단기적인 트레이딩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선진국 주식시장의 조정양상을 지켜보고 방향성 매매를 해도 늦지 않다.
종목별로는 글로벌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종목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고 있거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군(금융, 유틸리티 등), 돋보이는 실적 달성이 기대되는 종목군(교육관련주) 등을 트레이딩 관점에서 매매를 해도 무리가 없겠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미 증시의 반등과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국내시장에 대한 반응은 미온적이다. 다른 이머징국가에 비해 우리 증시의 벨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고 경기회복 시그널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2월 초반과 비교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인식이 완화됐고 경기에 대한 관점 역시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수 1120포인트 전후에서의 방향성 탐색은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이번 주 초 미 FOMC회의에서 연준의 국채매입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에 따라서는 미 증시가 기술적 반등 연장과 함께 추가상승 할 수 있다. 우리 증시가 숨고르기 이후 재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매에 대한 우려가 기관에 대한 우려보다 큰 편이다. 전일 원·달러 환율이 43.5원이나 하락했지만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00억원이 넘는 매도를 단행했다.
하지만 구체적 매매 내용을 살펴보면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외국인 매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체계적 위험에 따른 매매라기보다는 특정 종목이나 업종의 부진 가능성에 따른 비체계적 위험에 대한 접근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매매의 향후 추이를 좀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증시에서 종목별 수익률 게임은 지속될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관심을 갖는 종목과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증시가 정책과 위기에 따라 움직이는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책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단기적 접근이 가능해 보인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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