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미국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하는 외국인을 채용하려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계획이 철수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OA의 대변인은 이날 “법률 변경으로 MBA 취득 외국인에 대한 고용 계획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통과한 7870억 달러 경기부양안의 조건에 따르면 금융구제를 받은 금융기관들은 미국인 노동자를 해고할 경우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에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 허가하는 취업비자 ‘H1-B 비자’를 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5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받은 BOA는 50여명의 외국인 학생을 고용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하게 됐다.
경영대학원 관계자들은 BOA의 이 같은 조치가 타 금융기관의 외국인 고용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보통 MBA과정 수료생의 3분의 1 가량이 금융기업에 취업을 하고 있고 이 가운데 상당 비율을 해외 유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한편,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지난 달부터 ‘혈세’로 구제 금융을 받은 미국 주요은행들이 수년간 외국인 고용 확대에 앞장서 왔다며 여론몰이를 해왔다.
통신은 ‘외국인들이 받는 평균 연봉은 9만721달러로 미국인 평균 연봉의 약 2배에 달한다’며 ‘미국인들의 세금으로 지탱되는 은행들이 자국 노동자 대신 외국인을 고용하는데 주력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들 은행들이 거액을 들여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 국수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파스칼 라미 WTO총장은 각국이 경제위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미는 현상에 대해 "외국인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은 정치학에서 쓰는 낡은 수법"이라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보호에 대한 불안감을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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