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여당이 계속되는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공적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을 주요내용으로 한 증시부양책 마련에 들어갔다.
전날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가 장중 한때 1982년 이후 2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재무·금융·경제재정담당상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함으로써 구체적인 검토에 나선 것이다.
요사노 재무상은 "주가는 시장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방법이 없지만 매도세는 지나치게 강한 한편 매수세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필요이상으로 영향을 주면서 내려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급격한 주가하락이 실물경제 악화와 금융 불안을 증폭시키는 폐해를 강조한 것. 이어 그는 재무성과 금융청, 내각부가 지난 20일부터 증시 부양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사실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5일, 정부가 주식매입 방침과 함께 재계와 공동으로 주식매입 전문기구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3월말 2008 회계연도말을 맞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해 일본은행과 공조해 금융·자본시장의 안정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와 일본은행은 금융안정화의 일환으로 정책투자은행을 통해 기업의 회사채를 1조엔 규모로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이번에 밝힌 증시부양책과의 차이점은 공적자금으로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매입한다는 점이다. 다만 과거의 사례를 주목해 보면 주가 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단발효과에 그친 경우가 많아 시장에서는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주가부양책은 버블경제 붕괴 이후 주가 폭락 시 정부와 여당이 우체국저금·간이보험, 연금자금 등까지 동원해 몇 차례나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는 10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경제 위기인만큼 1965년 전후 증권공황 시에 만들어진 일본은행의 자금을 활용한 '일본공동증권'과 같은 민·관펀드를 신설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자는 안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시 민관펀드도 시장에서 되팔리는 등 성공한 사례라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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