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사장은 '합병 당위성' 설파에 집중..정만원 사장은 업무 파악 등 '내실 확보'에 주력
$pos="C";$title="";$txt="KT 이석채 사장(왼쪽)과 SKT 정만원 사장(오른쪽).";$size="473,333,0";$no="2009021908332346462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국내 통신 시장의 라이벌 KT와 SKT 수장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KT 이석채 사장이 외연 확대를 통해 KT-KTF 합병 추진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반면, SKT 정만원 사장은 내부 활동에 집중하면서 조직을 챙기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석채 사장은 해외 투자가들에게 KT-KTF 합병의 효과와 사업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18일 미국을 방문했다. 국내에서 합병에 대한 찬반 논쟁이 확산되는 민감한 상황에서 이 사장이 직접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합병에 대한 정당성을 설파하기 위해 이번 방미 일정이 마련됐다는 것이 KT측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미국 서부를 방문해 이틀간 머물며 브랜디스와 템플턴 등 대주주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미국 주식 시장에 KT 주식이 상장돼 있는 만큼 대표가 직접 주요 투자자를 만나 합병 효과 등을 설명하기 위해 미국 방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KT-KTF 합병에 대한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이석채 사장의 대외 활동은 취임 직후부터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사장은 14일 KT 임시주총에서 사장으로 추대된 다음 날 방통위를 방문, 최시중 위원장과 상견례를 갖고 KT-KTF 합병에 따른 정부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또한 기회가 생길 때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합병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등 유리한 여론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합병을 하면 뭐가 좋아진다는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는 자꾸 전파할수록 좋은 것이 아니겠느냐"며 "오히려 예전 대표들에 비해 외부 일정이 적은 것을 아쉬워했다.
KT 이석채 사장이 대외 활동을 통해 외연을 확대해가는 것과 달리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당분간 내부 활동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정 사장의 외부 일정은 손에 꼽을 정도로 미미하다. KT가 1월21일 KT-KTF 합병 신청서를 방통위에 제출하자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자청해 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것과 2월2일 최시중 방통위 원장이 마련한 오찬자리에 KT 이석채 사장과 동석한 것이 전부일 정도다.
정 사장은 지난 16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9' 전시회도 참석하지 않았다. SK텔레콤 대표가 그동안 빠짐없이 참석해온 전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업무 파악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임직원들을 만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SK텔레콤의 비전을 모색하는데 주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KT-KTF 합병 추진이라는 당면 과제 외에도 SK브로드밴드의 적자 탈출 방안, SK네트웍스의 네트워크 사업 부문 양수, SK텔링크와 합병 추진 등 산적한 현안이 쌓여 있다. 정 사장의 깊은 숙고는 SK텔레콤의 미래 가치 창출을 위한 거시적인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정만원 사장이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은 아직 공식적인 대표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오는 3월13일 주주총회를 열어 정만원 사장을 정식 대표로 추대할 예정이다. 지난 해 12월19일 SK텔레콤 사장으로 내정된 지 85일만에 정식 대표가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정만원 사장이 정식 대표가 되면 KT-KTF 합병 추진에 대한 보다 분명한 대응과 함께 향후 SK텔레콤의 사업비전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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