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대에서 한달여간 방문교수로 활동 중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1일 베이징 주재 특파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3월 귀국 의사를 밝힌 뒤 "돌아가서도 현 정치와 거리를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 전 의원이 귀국 후 측근들을 중심으로 정치 활동에 나설 것이란 주변 예상을 경계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 전 최고위원이 4월 재ㆍ보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당 선거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불출마 의사를 거듭 확인했으며 정치적 고려는 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내외 안팎으로 위기 상황인데 계파 정치를 할 때인가"라고 반문한 뒤 "국민의 눈으로 정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구정때 백두산에 올라 이명박 만세를 외친 것과 관련, "나라를 생각하는 정치인 입장에서 새해를 맞아 민족의 정기를 대통령에게 전달하고픈 생각을 안하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며 당당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만세, 남북통일 만세, 이명박 대통령 만세하고 만세 3창을 한 것이다. 앞부분은 쏙 빼고 대통령 만세를 외친 것만 알려진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년간의 연구활동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전에는 국내정치에 매몰돼 국제적 시야에서 우리나라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지난 1년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50년ㆍ100년의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동북아 평화 번영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1년간 연구 성과다. 부산에서 시작해 유럽지역으로 뻗어나가는 철도망과 고속도로망을 3개의 루트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충분히 가능한 구상이지만 우선 서울과 평양부터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도 이러한 평화 번영 공동체 틀 안에서 생각하면 한결 쉽게 풀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1인당 소득 2만달러를 넘어서 더 발전하려면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현재 꽉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관계에 대해 "북한도 살길을 찾아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두가지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금지원을 활용한 거래식 남북대화를 하려는 자세, 무조건 필요한 전액을 지원해달라는 자세 등이 그것이다. 이는 남북간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통일 문제만 놓고 보자. 북한이 남한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북한이 남한보다 통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한 적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 이에 맞는 대북 노선이 있는 것이다. 전 정권을 따르라는 북한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3월초 귀국 일정에 맞추려다보니 업무를 빡빡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경 워싱턴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베이징대에서 연구성과를 토대로 교수 세미나를 갖고 북경대ㆍ청화대ㆍ인민대 한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가질 예정이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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