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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저승사자'서 '외과의사'로

['기업 수사전담' 검찰 새진용 대해부]

최근 큰 폭으로 단행된 인사로 검찰 내 진용이 새롭게 갖춰지면서 기업들이 술렁이고 있다. 기업에 대한 검찰의 '칼'이 부드러워질 지 아니면 더욱 날카로워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의 경우 임채진 검찰총장이 최근 기업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기간을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서류만 복사해서 압수하라는 등 기업에 대한 '부드러운 대처'를 요구한 후 이뤄졌다는 대목에서도 기업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자리를 꿰찬 이인규 중수부장과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그리고 주가조작ㆍ탈세 등 증권과 금융 관련 사건들을 도맡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최재경 3차장 검사의 면면을 보면 사정이 녹록치만은 않다.
 
이들 모두 기업 관련 수사에서 사정없이 칼날을 휘두른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검찰은 전직 대통령의 친형이 연루된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 및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과 현직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 등 수사에 적극 나설 태세다. 올해 검찰 정기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업인들을 수사하게 되는 대검과 중앙지검의 수사인력이 고도로 정예화됐다는 점이다.

이인규(사시 24회ㆍ사진) 검사장은 검찰총장의 하명을 직접 하달받는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대목이 눈에 띈다.
대검 중수 1, 2과와 첨단범죄수사과를 관할하게 된 이 검사장은 2003년초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현 금융조사부) 부장검사 시절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으로 최태원 회장을 구속하면서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이 검사장은 그러나 스스로를 '재계의 외과의사'라고 빗댄다. SK의 아픈 곳을 도려내서 결국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기업수사통' 화려한 복귀
홍만표 수사기획관ㆍ최재경 차장 등 인력 정예화
임채진 총장 기업 압수수색 최소화 당부에 촉각

 
중앙지검 3차장검사 재직시 브로커 윤상림 로비 의혹사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횡령 및 탈세사건,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게임 비리 수사를 성공적으로 지휘해 검찰 안에서 대표적인 기업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중수부장을 대신해 대언론 창구역할을 맡게 되는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사시 27회)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출신의 특수통이다. 대검 중수2과장 시절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비리의혹을 수사했고, 줄기세포 의혹사건을 맡아 황우석 박사를 기소한 바 있다.

중수부장과 수사기획관의 '원투펀치'가 워낙 화려하다 보니 둘간 호흡이 얼마만큼 잘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중앙지검 금조2부장 출신의 우병우(사시 29회) 중수 1과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막 가자는 것이냐"는 소리를 들었던 검사중 한명인 이석환 2과장(사시 31회)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올해 기업을 수사하는 3차장 이하 수사인력이 대폭 보강됐다. 이곳을 이끌게 된 인물이 BBK 검사로 잘 알려져 있는 최재경 (사시 27회) 검사다.

그는 작년 온나라를 들끓게 한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비리 수사로 노건평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시킨 장본인이다. 대검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수사기획관에 이어 이번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3차장(특수 1ㆍ2ㆍ3부, 금융조세 1ㆍ2ㆍ3부, 첨단범죄수사 1ㆍ2부 등 관할)에 기용되면서 검찰내 특별수사 요직을 모두 역임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2005년 대검 중수1과장이던 최 검사는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등 수사를 마치고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이동해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 등을 파헤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증권범죄와 탈세사건을 처리하는 금융조세조사1ㆍ2부의 규모와 비슷한 규모로 금조3부가 신설되면서 그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최 차장은 그러나 자신이 수사한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 등 수사가 최근 법원에서 잇달아 무죄판결이 나면서 체면을 구겼다.
 
3차장 휘하인 김오수(사시 30회) 특수1부장은 연세대 총장 부인의 편입학 비리 사건을 수사해 주목받았다. 향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가인 효성그룹의 비자금 사건 수사를 맡아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내 처음으로 금융감독위원회 파견근무를 한 이 혁 첨수1부장(사시 30회)도 쌍용차 기술유출 의혹 수사 등 중책을 맡게 됐다. 김강욱 금조1부장(사시 29회)은 이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한편 이삿짐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용산 참사' 수사본부를 지휘한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일복(?)만큼은 타고 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사시 26회로는 처음 검사장으로 승진한 정 차장은 직전 재직지인 수원지검 1차장때도 임명과 동시에 '혜진ㆍ예슬'양 사건으로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대검 공안기획관에서 중앙지검 2차장으로 발탁된 김희관(사시 27회) 중앙지검 2차장도 집권 2년차를 맞고 있는 현 정권의 정국 안정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김선환 기자 sh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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