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 외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의견이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발표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외부인사를 사장 후보에 포함시키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않게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건설 임동진 노조위원장 등 현대건설 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는 생각도 시도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CEO 선정에 대한 노동조합 의견'이란 제목의 성명서에서 채권단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정에 앞서 조합원 및 임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채권단은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무장된 인사를 선정해야 하며 사전에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균등한 기회를 줘서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경제적 논리에 의해 전문 경영인을 현대건설 CEO로 선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처럼 노조가 현대건설 차기 사장 선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은 그동안의 대체적인 전망을 뒤엎고 현대건설 외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채권 은행들이 후보군을 추천하고 이 후보군 중에서 20일께 후보를 최종 확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다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기자회견이라는 공개적인 방식으로 의견을 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장 후보는 이종수 현 사장 외에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김종학 현대도시개발 사장 등과 함께 김선규, 안승규, 정수현 부사장 등 10여명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그런데 노조가 차기 사장 선임을 외부인사의 낙하산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의사표명을 함에 따라 채권단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사실상 줄어드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채권단은 경영진추천위원회 소속인 외환, 산업, 우리은행에 10일까지 각각 3∼5명의 사장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추천위는 복수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를 대상으로 협의를 통해 다음 주 초까지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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