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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 "워크아웃 실사도 못해" 답답

사측 실사관련팀 단장직 놓고 내홍
실사 이틀만에 중단...재개 시점 불투명해


대한조선 기업개선작업 돌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실사가 이틀만인 지난 3일 밤 결국 중단됐다. 기업의 운명을 결정할 혼란스런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알력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여 향후 워크아웃 절차 수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단은 대한조선 경영진이 경영관리 약정서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등 실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어 철수했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에는 좀더 복잡한 속사정이 있다. 산업은행은 실사를 진행하면서 대한조선 측 실사단 관련팀 단장으로 김호충 대한조선 대표이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한조선 임원들이 주축이 된 사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박재영 그룹 부회장 겸 대한조선 공동 대표이사를 선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견이 갈등으로 번지면서 결국 채권단이 실사를 계속하지 못하고 철수하게 된 것.

산업은행이 김 대표를 실사관련팀 단장으로 세우려 하는 것은 김 대표의 이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대한조선이 조선을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면서 영입된 외부인사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산업은행 주도의 워크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점이 산업은행 입장에서 김 대표를 선호할 수 있는 이유다.

대한조선 내부에는 김 대표가 회사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기려 한다는 설이 퍼지면서 김씨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건의안이 이사회에 제출된 상태다. 회사는 내주초 김씨를 이사직에서 해임할 방침이어서 적잖은 내홍이 예상된다.

반면 사측이 실사관련팀 단장으로 내정한 박재영 부회장은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의 복심이며 실질적으로 대한조선 창립 멤버다. 그간 생산쪽을 김 대표가 전담해 왔다면 경영쪽은 박 부회장이 도맡아왔다. 게다가 산은이 김 대표를 앞세워 실사와 워크아웃을 진행하게 되면 강도높은 구조조정이나 기업 매각이 추진될 공산이 높은 가운데 바람막이가 돼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임원진 간에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조선의 한 관계자는 "생산은 김 대표, 경영은 박 부회장 체제였는데 산업은행에서는 김 대표가 더 다루기 쉽다고 판단한 듯 하다"며 "처음부터 채권은행이 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산은이 무조건 산은입장을 주장하면 실사 진행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주라도 의견 접근이 이뤄지면 당장 실사가 재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실사 전에 회사로부터 경영관리 위임을 받아야 하는데 경영관리계약서 제출이 늦어지면서 실사도 못하고 있다"며 "대한조선측에서 경영관리계약에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실사가 가능한데 지금은 실사 여부를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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