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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가보니]집값 들썩,호가 최고 2억 폭등

한강 초고층, 투기지역 해제에 강남만 봄날

#1. 송파구 잠실5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는 나흘 간의 설 연휴 동안 고작 이틀 간만 문을 닫았다. 급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어서다.

한 차례 매물이 소진된 이후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렸기 때문에 당장 거래 성사율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객 확보 차원에서 자리를 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는 제2롯데월드 호재로 한 차례 집값이 요동쳤고 인근의 장미ㆍ미성아파트 단지도 서울시의 한강변 재건축 단지 초고층 허용 호재가 나오면서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일대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시장 분위기로 봐서는 바닥을 찍은 것이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2. 압구정동 G공인중개업소에서는 설 연휴 직전 급매물 리스트를 다시 작성했다.
집값 폭락기에도 상대적으로 집 값 하락폭이 낮았던 압구정동은 초고층 호재에 강남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얼마 있지 않던 급매물마저 자취를 감췄다.

설 연휴를 끝내기 무섭게 중개업소에 걸려오는 전화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대부분이 급매물을 찾는 전화지만 아파트 시세를 묻는 거주민들의 전화도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었다.

G중개업소 대표는 "오랫동안 매매가 되지 않던 급매물 몇 건이 팔렸을 뿐 거래가 크게 늘진 않았지만 집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들이거나 호가를 1억∼2억원 올린 배짱 매물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잠깐 사이 서너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통화 내용은 대부분 같았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파리를 날리던 인근 중개업소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그렇다고 당장 거래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 특정 가격층을 형성했다고 말할 만큼 거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허용 등 겹호재를 만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여기에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압구정동에서 만난 중개업소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했다. 그들의 얘기대로라면 분위기는 곧 살아날 것 같았다.

10∼11억원 선까지 가격이 하락했던 압구정동 현대3차 109㎡의 경우 호가가 12억원까지 올라있었다. 한창 때 매매가 14억원대를 찍었던 한양7차 115㎡도 호가가 높아져 13억원대 매물만 몇 건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 지역 물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집 한채를 전재산으로 갖는 사람들이 아니라 판단만서면 불경기라도 매수여력이 충분하다"며 "각종 호재로 심리적인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는데다 대출규제까지 완화되면 매수세가 늘고 충분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단언했다.

불과 2∼3개월 전까지 역전세난으로 몸살을 앓았던 잠실도 그 새 딴 세상이 됐다. 지난 연말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호재로 한 차례 들썩 거렸던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한강변 초고층,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 겹호재 그물망에 걸리면서 영향을 받지 않는 단지가 없을 정도다.

이달 중순 10억원에 조금 못미쳤던 잠실주공5단지 115㎡ 가격은 지난 주 10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이 일대 중개업소에서는 설 연휴이후 5000만원 이상은 더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곳 역시 한 두달새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현장 분위기와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소 차이가 났다.

채훈식 부동산써브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과 한강변 아파트를 겨냥한 각종 호재로 연초 들어 호가가 크게 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물경기 침체로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오른 호가에서 다시 바닥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가격이 오르더라도 예전같은 급등세는 없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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