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10선 지지..환율 5원↑·국채선물 2틱↑
미국 증시의 급반등에도 22일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이라 금융시장은 벌써 관망세에 들어간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새벽 끝난 미 증시가 전날 급락에 이어 하루만에 4∼5% 급반등했음에도 겨우 20p 안팎의 좁은 박스권내에서 프로그램매물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원 오른 1378.0원에 거래를 마쳤고, 채권시장의 국채선물 역시 2틱 상승한 112.4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내일 장 역시 별다른 이슈가 없는 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금융시장은 해외 변수보다는 기업의 어닝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인, 사흘새 6800억원 순매수 vs. 외국인 사흘내리 '팔자'
국내증시가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걸림돌로 작용하며 상승폭은 제한받았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2.62포인트(1.14%) 오른 1116.2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증시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급등 마감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1125.22포인트로 출발했지만 이내 프로그램 매물벽에 부딪혀 한 때 하락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장중 고가와 저가는 1127.35와 1106.23포인트.
개인은 1995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1억원과 1429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상승폭이 제한받았다.
프로그램 매물은 오전장 3000억원 가량 쏟아졌지만 장 마감 시점 975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수를 흔들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운수장비(-1.21%), 운수창고(-0.90%) 등이 약세를 기록했다. 유통업(3.16%), 보험(3.06%), 전기가스업(2.62%) 등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9000원(2.01%) 오른 45만75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한국전력(2.59%), KB금융(4.21%) 등도 강세를 기록했지만 KT와 LG전자는 각각 2%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2종목 포함 517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6종목 포함 290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6.15포인트(1.75%) 오른 358.58로 사흘만에 반등했다.
◆원·달러 5원 올라 1378.0원..마이너스 성장에 '무덤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0원 오른 13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0원이 하락한 1370.0원에 개장한 후 1361.9원까지 저점을 기록하는 등 다소 하락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오전에 네고 물량 공백으로 이렇다 할 달러 매물이 나오지 않은데다 장후반 시장평균환율(MAR) 관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79.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특히 증시 상승이나 한국 GDP 마이너스 성장률 발표 등의 변수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 보다 실수요가 이끄는 장세가 연출됐다.
한 외환딜러는 "1370원선 부근에서 결제 수요가 막판에 집중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했다"면서 "마 바이 관련 물량도 많았고 1375원 돌파한 만큼 좀처럼 밑으로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며 1300원대 중후반에서 강한 레인지로 갇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아직은 1400원선에 대한 부담이 있는 만큼 1300원대 후반에서 박스권 장세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선물, 보합 마감
국채선물이 보합수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내내 강세를 연출하던 국채선물이 장 막판 주택금융공사가 쏟아낸 매물로 되돌림 현상을 연출했다.
서울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2틱 상승한 112.4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은행이 각각 1268계약과 976계약을 순매수 했다. 반면 국내기관 중 주금공이 1200계약 순매도했다. 투신과 개인도 각각 346계약과 233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날 국채선물은 6틱 상승한 112.50으로 개장했다. 장초반 이익실현매물이 출회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시장에서 잘 받아내면서 상승물고를 텄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낮은 전년동기대비 -3.4%를 기록하면서 일시적으로 강세장을 보였다. 여기에 신규 매수세가 가세하면서 오전 9시45분경 급상승세를 탔다.
장중 최고가는 112.78. 하지만 오후 2시경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국채선물이 장막판 주금공의 매도로 급격히 꺾였다. 장 마감 직전 이날 최저가인 112.45까지 하락했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국고채3년물은 전날과 같은 3.39로 마감했으며, 국고채 5년물은 0.03 내린 4.04를 기록했다. 회사채3년(AA-) 역시 전날과 같은 7.22로 거래를 마쳤다.
박춘식 KB투자증권 부장은 “GDP발표로 급등했던 선물시장이 막판 주금공의 헤지물량 출회로 빠르게 되돌림 현상이 진행됐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시장이 엷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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