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한화그룹간 대우조선해양 매각 계약이 최종 결렬되면서 6조원 규모의 초대형 딜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산업은행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한화의 자금조달 계획으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불가능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민유성 산업은행장에 최종 결정을 위임했다. 산업은행은 금융당국과의 최종 조율을 거쳐 22일 공식적으로 대우조선 매각 계약 결렬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지난해 3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에 착수한 지 10개월, 한화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낙찰된 지 3개월만에 매각 작업은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산업은행과 한화그룹 양측은 당장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재매각 작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고, 조선업황의 호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작업이 당장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에서 당장 재입찰에 나서더라도 확실한 인수자도 없는 상황이다. 유력한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였던 포스코 역시 최근 이구택 회장이 '더 이상 흥미가 없다'고 밝힌바 있다. 가격을 낮춰 서둘려 원매자를 찾으려 할 경우 헐값매각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대우조선 매각 불발로 산은이 주요주주로 있는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형 매물들의 매각작업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 시장상황에서 매머드급 매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올 경우 매각 작업이 여의치 않을 뿐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물량부담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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