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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건설 '퇴출'·대한조선 '워크아웃'..대주그룹 해체?

호남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인 대주그룹이 해체 위기에 놓였다.

20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건설사 92개와 중소 조선사 19개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퇴출 대상으로 건설사와 조선사 각 1개사가 최종 확정됐고 또 워크아웃 대상에는 11개 건설사와 3개 조선사가 포함됐다.

이 중 대주그룹 계열인 대주건설이 '퇴출', 대한조선이 '워크아웃' 기업으로 확정된 것.

우선 '피오레' 브랜드로 알려진 대주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 52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로 광주지역을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미분양 물량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현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자 아파트 사업에서 점차 발을 뺏다.

아파트 분양사업을 뒷전으로 미뤄놓게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룹의 모태인 대주건설 주택 사업지 매각 등 건설사업 부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에서부터 감지됐다.

대주그룹은 지난해 10월 계열사인 대한조선을 그룹의 차세대 중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방침을 확정, 조선업에 '올인' 했다.

이에 건설부문은 이미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곳을 제외하고 사업승인 단계의 사업장 등 유망 사업지를 모두 내놓으면서 대규모로 사업을 축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 검단신도시 내 검단지구 23블록(400억원)과 24블록(780억원) 등 2개 아파트 사업지의 시공권을 각각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에 총 1180억원에 매각했다.

또 대주건설은 한달 뒤인 12월에는 인천 청라지구 20블록 사업지 시공권을 호반건설에 230억원에 넘기는 등 보유한 100여개 주택 사업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매각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해 9월에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경기도 안성의 골프장을 500억원 가량에 매각했으며 동두천 다이너스티 골프장과 함평 다이너스티 골프장 등 2곳에 대한 매각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이후 대주건설은 지난해 11월 주채권은행인 경남은행 측에 '건설업계 지원을 위한 금융권 자율 협약(건설사 운영협약, 일명 대주단 협약)'에 참여를 신청하며 위기설이 더욱 증폭됐다.

앞서 대주건설이 전남 목포 '옥암 피오레' 아파트 사업장은 회사측이 입주예정자에게 약속한 공기(工期)보다 공사가 크게 지체돼 입주자들과 분쟁을 겪기도 했다.

최근에는 회사 유동성 확보가 여의치 않아 직원들 급여는 물론 하도급 대금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남 해남에 대형 조선소를 짓는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조선도 자금난에 허덕이며 위기에 몰렸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6월과 9월에 이어 10월 세 번째 선박까지 진수시키며 비교적 순항 중이지만 역시 유동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 약 2000억~3000억원의 시설자금을 채권단에서 받지 못해 제2도크 건립공사는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대한조선은 총 43척을 수주했고 1도크에서 21척을 만들고 나머지는 2도크에서 건조할 계획이지만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주그룹은 조선업을 위해 알짜 계열사와 자산을 통째로 팔아치우며 그룹 전력을 '올인'한 상황이다. 때문에 조선업계에서는 대주그룹 측이 조선 시황을 너무 낙관하며 무리한 투자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선소 설비투자 비용을 뽑으려면 최소 5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단은 버텨야한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게다가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의 조세포탈 및 횡령사건도 대주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허 회장이 전 정부 실세들에게 무마청탁을 해왔다는 정황도 드러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번 채권단 구조조정에서 대주건설과 대한조선이 퇴출과 워크아웃 명단에 들어감에 따라 대주그룹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대주그룹은 언론과의 대응을 자제하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상식 대주그룹 경원지원실장 겸 회장 비서실장은 "지금은 아무말도 할 수 없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지난해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이 조세포탈 및 횡령으로 사법처리를 받은데 이어 그룹 내 주력 2개사가 구조조정이 임박함에 따라 사실상 그룹 해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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