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안에 글로벌 증권사와 경쟁할 수 있는 1~2개의 국내 증권사가 탄생한다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2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기념 국제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해 "증권사들이 지금까지 행태를 바꾸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때"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어 "앞으로 증권업계는 3~4개 종합 증권사와 수개의 특화 증권사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컴플라이언스는 강화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증권사들은 수익 차원에서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과 함께 패널로 참가한 임석정 JP모간증권 대표도 "증권사들이 어떤 모델을 갖고 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더라도 사람들이 돈 버는 만큼 손해안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토론에는 박 사장과 임 대표 외에도 최범수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중앙대 신인석 교수, 이명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자통법 시행 이후 변화될 모습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사회는 최운열 서강대 부총장이 맡았다.
최 부사장은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금 조달 할 수 있게 됐다"며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고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률상 업종 구분이 사라졌다"며 "은행권 역시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자통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국제세미나는 내달 4일부터 시행되는 자통법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증권업협회·증권연구원이 주최, '자본시장통합법 시대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알렌 카메론(Alan Cameron) 전 호주증권투자위원회 위원장과 알렉스 배렛(Alex Barrett)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글로벌헤드가 발표자로 나서 각각 호주와 영국의 선진 사례를 소개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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