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주가 폭락세…'군중폭동'까지 염려
해도 해도 정말 너무하다.
러시아 루블화가 어제만 2.34% 급락했다. 9일 이후 근 일주일간 12.2% 폭락이다.
펀드가 반토막 나면 해당 판매사나 운용사를 대상으로 소송이라고 제기하며 울분을 풀어나 보겠지만, 내 나라 통화가치가 반토막 나면 도대체 누구한테 하소연해야한단 말인가?
지금 러시아 국민은 울분을 쇼핑으로 풀고 있다. 살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나마 있는 현금 쓰고나 보자는 식이다. 언제 휴지조각이 될 지 모르는 루블화를 버리고 될 수 있으면 현찰이 아닌 현물로 보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푸틴을 부르는 곡소리...밉지만 어쩌겠어, 대안이 없는 걸
2012년 대통령 자리 복귀를 노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의미있는 술수였을까, 아니면 판단 착오였을까.
작년 9월 이후 푸틴을 필두로 한 러시아 당국은 유가 따라 급등했던 러시아 루블화에 인위적 조작을 가했다. 5차례의 디벨류에이션(Devaluation). 급등한 통화가치 재조정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상황은 급반전. 작년 7월 말까지만 해도 배럴당 140달러를 호가하던 유가가 현재 34달러선으로 급락한 가운데 러시아 루블화 또한 7월 저점 대비 30.64% 폭락했다.
$pos="C";$title="";$txt="루블화 스팟(검은색, 오른쪽좌표)과 원유선물 최근월물(파란색, 왼쪽좌표) 주간 변동 추이";$size="550,362,0";$no="2009012008200903872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11월까지만 해도 갖은 지역사회 분쟁을 유발하고 하물며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막장 카드를 꺼내는 동시에 루블화 디벨류에이션 의지를 꺾지 않았던 푸틴 총리도 결국 태도를 바꿨다.
200억 달러규모에 달하는 달러를 내다팔아 루블화 급락을 막고자 안감힘을 썼지만 때는 늦었다.
그래도 시장은, 그리고 러시아는 푸틴을 원한다. 미워도 IMF를 이겨내려면 그만한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또다시 국제사회 분쟁 유발 등의 꽁수를 부릴 때는 시장이 먼저 그를 배척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 루블화 휴지→러시아 증시 폭락→'폭동 심리' 부추길까 염려
20일 오전 9시30분 현재 러시아 루블화 역외선물환 2주일물은 95.66/96.18 부근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에 수렴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루블화 스팟(SPOT)이 단기간 내에 현재 가격 대비 1/3로 폭락, 휴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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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10년 가스 공급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급한 불을 끈데다 이스라엘 역시 철군의 기미를 보여 지정학적 문제는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루블화에 대한 시장의 외면은 여전하다.
지난 주 내내 시장 개입에 열을 올렸던 러시아 당국이 주말부터 환율 개입에 나서지 않자 2011년 러시아 루블화 페그제 폐지를 위해 루블화의 평가 절하를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견해도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루블화 뿐이 아니다.
러시아 증시 RTS 지수는 어제만 6.19% 하락하며 531.66까지 폭락, 11월 2일 549.06 이후 신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재 RTS 지수는 작년 5월 25일 고점 2498.10 대비 78.2% 폭락한 상황이다.
$pos="C";$title="";$txt="러시아 주가지수(RTS INDEX) 분기별 변동 추이 ";$size="550,352,0";$no="2009012008200903872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12~1월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내다팔아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고가 8월 대비 29% 감소한 상황인데다 환율과 증시 이중 폭탄으로 도산위기에 처한 러시아 기업들의 채무 재조정 및 국유화 작업 등을 염두에 두어야하기 때문이다. 진퇴양난이다.
$pos="C";$title="";$txt="1998년 IMF 구제금융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러시아 외환 보유고는 작년 12월 루블화 하락을 막기위한 외환 당국의 개입을 기점으로 하락했다";$size="550,187,0";$no="2009012008200903872_4.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 당국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실물 경제 파탄으로 인해 '군중 폭동 심리'가 자극될 우려가 있다.
유가급락이야 정부가 막을 수 없는 공룡이었다지만 유가와 루블화와의 관계, 세계경제 속에서 러시아 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늦장 대처한 정부에 대한 원성을 러시아 당국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실업률은 12월 기준 6.6%로 작년 5월 5.6%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상승하고 있다. 1월 실업률은 금주 발표될 예정이어서 또 하나의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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