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 하루만에 방향키를 돌렸다.
미국 증시 반등에 다소 하락한 채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오후들어 미국 정부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200억 달러 자금 추가 지원 소식이 나오면서 다시 1350원대까지 급락하면서 자율적인 조정세를 연출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4.0원 급락한 13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7.0원 하락한 1375.0원에 개장한 후 주식 역송금 수요를 비롯한 매물로 상승폭이 제한돼 1370원대, 1360원대를 차례로 깨고 하락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져 1358.0원까지 내려갔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전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로 44.5원이나 급등한 부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증시 반등과 오는 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오바마 기대감에 따라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오후 미국 정부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200억달러 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그간의 악재에 대한 우려감을 크게 덜어준 것도 외환시장 안정에 한 몫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1380원대에서 알게모르게 레벨 부담에 따른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역외 매도 세력도 있고 악재 자체를 시장이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전일 급등한 부분의 절반 이상이 조정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오는 20일 미국의 새 대통령인 오바마 취임식이 있는 만큼 다음주까지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바마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오바마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현재 외환시장에 드리워져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로 봤을 때 부정적인 요소가 전부 해소됐다고는 볼 수 없는 만큼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다음주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할 지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부정적인 요소를 많이 가진 만큼 제한적 상승 압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여 다음주 1320원에서 1385원대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23.86포인트 상승한 1135.20에 마감했으며 외국인은 3000억원이 넘는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이날 장마감 후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24엔 오른 90.39엔을, 원·엔 환율은 100엔당 58.5원 하락한 1502.8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