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국세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으로 마침내 옷을 벗자 국세청 직원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16일 서울 청진동 국세청 본청에서는 한 청장의 사의 소식을 들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번 사태의 핵심논란과 앞으로의 파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다.
이주성 전 청장과 전군표 전 청장 모두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와 함께 실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한 청장까지 사의를 표명하자 국세청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국세청의 한 간부는 "근래 국세청장이 3명이 이어 비리에 얼룩이 졌다는 점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국세청 간부직원으로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다른 간부는 "국세청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에서 세정을 이끄는 청장의 비리가 또다시 터져나온 것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세청가 최근 실시한 '국세행정 종합신뢰도' 조사결과, 일반 국민들은 국세행정에 대해 50.3점의 점수를 주는 등 국세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세무서 직원은 "'섬김의 세정'을 내걸고 내부적으로 다방면에 걸쳐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고위직에서 비리에 연루돼 옷을 벗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국세청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되는 것"이라며 "고위직들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모습을 보여 귀감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