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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역 미분양 아파트 정부 매입 '차별'

정부 주먹구구 매입 465가구 그쳐

정부 '주먹구구 매입' 456가구 그쳐
영남 61% 비해 11.1% 불과…매입가격 지역별 달라

 
'호남지역 미분양 왜 이리 많다 했더니…'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뚜렷한 원칙 없이 특정 지역의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미분양 주택 매입가격도 지역과 단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향신문이 단독 입수한 '주택공사의 지역별 미분양 아파트 매입실적 자료'에 따르면 미분양 아파트 매입가구(4053가구) 중 호남권은 11.1%(465가구)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영남권이 61.1%(2471가구), 대전과 충남ㆍ북 등 충청권이 14.9%(602가구), 강원권이 12.7%(515가구) 순이었다.

이에 정부는 미분양 주택의 매입 기준으로 공공주택 수요가 충분한 곳에서 우선적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미분양이 가장 심각한 호남지역은 미분양 매입이 집중되지도 않았다.

특히 전남지역은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미분양 주택 중 준공 후 미분양'으로 아파트 비율이 59.4%로 265가구를 매입했지만 이 비율이 18.4%에 불과한 경북은 이보다 3배에 가까운 663가구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또 미분양 아파트 매입가격도 분양가의 75%선이었지만 시장 최저가격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택공사가 국정감사 때 밝힌 주택들의 매입가를 분석한 결과, 분양가는 3.3㎡당 505만원이었지만 매입가는 375만원으로 분양가의 74.1%였다.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매입가는 3.3㎡당 532만원으로 분양가(703만원)의 75.6%였지만 당시 시세(599만원)의 88.8%에 달했다.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86가구 매입가는 3.3㎡당 349만원으로 시세(431만원)의 81.1%였다.

그러나 임대주택 재고량이 전체 주택의 6.9%에 불과해 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한 대구에서는 217가구를 매입한 반면, 이보다 상대적으로 임대주택 비율(9.7%)이 높은 부산에서는 434가구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보급률이 130.1%로 높은 경북에서는 663가구를 매입했지만 대전(105.5%)에서는 60가구 매입에 불과했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건설사들의 미분양주택을 처리해주는 상황에서는 분양원가 이하로 매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정부의 미분양 주택 매입이 원칙 없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남일보 강승희 기자 ksh262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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