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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고 엄마를 알게 되다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새해 첫 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며 장안의 화제다.

'엄마를 부탁해'는 지하철역에서 엄마가 실종되고 나서야 엄마의 '인생'과 '추억'에 대해 되짚어보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소설속에서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잊고 살아온 엄마는 서울에 있는 아들네 집에 올라오는 길에 함께 가던 남편을 놓치고 실종되고 만다.

이를 뒤늦게 알게된 가족들은 동분서주하며 엄마를 찾아다니지만 그들이 찾게 되는 것은 '엄마'가 아닌 그동안 모르는 척 했던 엄마의 '인생'이다.

가족들은 엄마도 한 여자로, 한 인간으로서의 욕망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엄마와의 '추억'과 엄마의 '비밀'을 통해 하나 둘 씩 깨닫게 된다.

자식들과 통화를 할 때 조금이라고 더 길게 하고 싶어하고 언제나 자식걱정에 전전긍긍하는 엄마의 모습이 우리네 엄마의 모습 그대로이며 엄마를 잃고 나서야 엄마를 돌아보는 자식들의 모습 또한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신경숙은 소설 속 화자를 '나'대신 '너'라고 표현하다. 엄마를 잃어버린 것은 바로 '너'라는 것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자신이 엄마를 잃어버린 죄를 짓고 피고석에 앉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작가는 누구를 꾸짖기 위한 의도로 '너'를 상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항상 변두리에 있던 엄마에게 '나'라는 자리를 내주고 싶었다는 것.

신경숙은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 우화'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1993년 단편집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장편소설 '깊은 슬픔'(1994) '외딴 방'(1995) '기차는 7시에 떠나네'(2000) 창작집 '아름다운 그늘'(1995) '오래 전 집을 떠날 때'(1996) '딸기밭'(2000) 등을 잇달아 출간하면서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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