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희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개시된 이후 이란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된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이란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란을 향해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공격에 연기 휩싸인 두바이 모습 담은 플래닛랩스 위성사진. 연합뉴스
2일 AFP 통신에 따르면 UAE,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 6개국 외교장관은 화상 연결 방식으로 회의를 열고 이란의 '배신적 공격'으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장관들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선택지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에 즉각적 공격 중단을 촉구하면서 "걸프 지역의 안정은 단지 지역적인 관심사일 뿐 아니라 세계 경제 안정의 근본적 기둥"이라고 덧붙였다.
두바이, 도하, 마나마 등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의 주요 도시는 지난달 28일 전쟁 개시 이후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의 집중적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란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GCC 회원국 내 미군 시설 외에도 공항, 호텔, 아파트 등 교통 인프라와 민간 주거·상업 시설에까지 대거 미치면서 민간인 사상자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요격돼 두바이 팜 주메이라 인근에 떨어지는 이란의 발사체. 연합뉴스
다만, 공식적으로 이란은 '미군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며 고의로 민간 시설을 겨냥하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역내에서 벌어지는 일이 우리의 잘못도, 우리의 선택도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군에 미군 관련 시설만 표적으로 삼도록 신중히 처리해달라는 요청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동에서 가장 번영한 도시 중 하나로, 중동 지역의 교통 허브이기도 한 UAE 두바이의 경우 이란의 집중적 공격을 받고 있다. 중동 허브 공항인 두바이 공항은 드론 공격으로 터미널 건물이 일부 부서지고 직원 4명이 다쳤다.
UAE 국방부는 1일까지 이란에서 탄도미사일 총 165기, 무인기(드론) 541기가 날아왔으며 이 중 드론 35기가 방공망을 뚫고 영토 내로 떨어지면서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UAE는 이에 항의해 이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모든 외교사절단을 철수한다고 이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