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정부가 구글 등 해외 빅테크 기업이 요구하고 있는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단 엄격한 보안 조건을 따르지 않을 경우 반출 허가를 중단하고 데이터를 회수하겠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등 관계부처와 기관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는 27일 회의 개최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고정밀 지도는 실제 50m 거리를 지도상 1cm 수준으로 표현한 1대 5000 축적 지도를 뜻한다. 앞서 구글은 2007년부터 원활한 국내 지도 서비스를 위해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부했다. 구글은 지난해 2월에도 지도 반출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5월과 8월, 11월 세 차례에 거쳐 반출 요구를 유보해왔다.
협의체는 엄격한 보안 조건을 준수할 것을 단서조항으로 제시했다. 우선 구글 맵스 등 글로벌 서비스에서 국내 영토에 대한 위성, 항공사진을 서비스할 경우 보안 처리가 완료된 영상을 사용해야 한다. 구글 어스에서 제공하는 스트리트뷰에 대해서도 군사 및 보안시설을 가림 처리 하도록 했다. 국내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를 제거하고 노출을 제한할 것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국내 지도에 대한 원본 데이터 가공작업은 국내 기업이 운영한 국내 서버를 통해서만 허용된다. 등고선 등 안보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하고 내비게이션 길 찾기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제한된 데이터만 내보낼 수 있도록 했다. 사후 군사·보안시설이 변경돼 수정이 필요할 때는 정부 요청에 따라 수정을 요청하고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해당 절차를 관리하도록 했다.
보안사고에 대한 예방책도 마련해야 한다. 고정밀지도 반출 전에 정부와 협의를 통해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고 안보 위협시 긴급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조치를 구현하게 했다. 이와 함께 한국 지도 전담관을 국내에 상주하도록 해 정부와 상시 논의할 수 있는 소통 채널도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보안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반출 허가를 중단하고 데이터를 회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협의체는 "국내법률이 적용되는 국내 제휴기업의 국내 서버에서 민감한 정보를 처리한 후 보안상 문제가 없는 제한된 정보만 반출하는 체계를 통해, 사후관리 통제권이 확보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