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달러 경계'에도…1420원 후반선 머무는 환율, 향후 향방은

"달러 하락 모멘텀, '반사이익' 하락 양상 이어질 것"
1420원 깨지면 물량 한 번 더…깨지지 않으면 숨고르기 가능성↑
레벨 낮추면 달러 실수요 유입…상반기 1410원 전망도

전날 원·달러 환율이 1420원 선까지 급락하면서 이달 평균 환율이 1460원 아래로 내려왔다. 간밤 미국의 달러 약세 속도 조절에 낙폭을 일부 되돌렸으나 이날 장 초반 역시 1420원 후반 선에서 움직이며, 직전 고가(1478.1원) 대비 레벨을 낮췄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외적인 달러 하락 모멘텀 속 원·달러 환율이 하방 압력을 받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낮아진 레벨에 달러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400원 초반 선 하방은 지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1원 오른 1429.60원에 거래를 시작 했다.

전날 급락, 1월 평균 환율 1450원 선으로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1원 오른 1429.6원에 개장한 후 장 초반 1420원 후반 선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를 23.7원 급락한 1422.5원에 마치면서 지난해 10월20일(1419.2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 등이 겹치면서다. 엔화 강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 역시 약달러에 힘을 실으며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이에 이달(1~28일) 평균 환율은 1458.7원까지 내려 지난해 10월(1424.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간밤 미국은 약달러 경계 발언을 내놨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이 엔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해 개입하고 있냐는 질문에 "결코 그런 일은 없다"며 "우리는 강달러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엔화는 약세,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전날 152엔대까지 급락했던 엔·달러 환율은 현재 153엔대 초반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95.702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96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간밤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를 경계하는 듯한 미국의 반응이 나오면서 달러의 약세 흐름에 약소하게나마 제동이 걸렸다"면서도 "달러의 추세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요국 통화 가치는 약한 수준의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환전소 전광판에 달러 매입 가격이 표시돼 있다.

약달러 모멘텀 지속…원·달러 환율 하방 압력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 달러 하락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반사이익으로 내려가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간밤 미국 정책금리가 동결되며 약달러 압력은 줄어들 수 있으나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상황은 지난해 4월 '셀 아메리카' 때와 겹친다. 그때도 글로벌 자본이 미국채와 미국 주식, 달러를 파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불리한 요건일 때 더 강한 걸 던져 프레임을 전환하는 데 능숙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검증받은 데다 비둘기파적 성향을 띤 차기 Fed 의장 이슈 부각은 달러화 추가 하락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올해 1분기 하단을 1380원, 상단을 1480원으로 보고 있다. 대략 평균은 1430원 선"이라며 "단기적으로 1420원이 깨지면 물량이 한 번 더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1420원 선이 깨지지 않는다면 숨 고르기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다만 달러 저가 매수세 하단 지지…1420원서 움직임 변수

다만 환율이 레벨을 낮출 때마다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환전 수요와 환율 하락 시 공격적인 매수 대응에 나서는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유입되면서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 및 정책 측면에서 환율 하방 압력이 우세한 환경"이라면서도 "원화 약세에 대한 심리가 온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레벨을 낮출 때마다 달러 실수요는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락 후 소폭 반등 흐름을 반복하면서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단을 낮춰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반기엔 상반기 대비 레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국내 수급 쏠림 현상이 구조적으로 바뀐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환율의 최대 변수로는 미국 Fed의 금리 경로와 트럼프 관세, 11월 미국 중간선거,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붐 지속 여부 등이 꼽혔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에는 1410원~142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지만, 하반기에는 내려가기가 만만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인플레이션 문제 등에 1400원 초반에서 횡보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금융부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금융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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