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리 '대미협상팀 멋진 홈런'…야당 '반도체 산업 공동화' 우려

상호관세율 15%, 반도체 최혜국 대우 받아
러트닉, 반도체 생산량 40% 이전 발언 우려도

미국과 대만이 관세 등 무역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대만 당국은 협상 결과를 '홈런'에 비유하며 긍정적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대만 주요 매체에 따르면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은 협상 결과에 대해 "대미 협상팀이 멋진 홈런을 쳤다"며 "모든 대미 무역 흑자국 가운데 가장 우대적인 관세 대우"라고 말했다.

앞서 15일 양자 협상 결과 미국은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고 반도체 등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으며, 대만은 기업·정부가 미국에 2500억달러씩 직접 투자와 신용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만에 적용된 15% 상호관세율은 한국·일본·유럽연합(EU)과 같다. 다만 대만의 경우 4월 발표 당시 관세 수준은 이들보다 높은 32%였다.

줘 행정원장은 대미국 투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업체 TSMC를 가리켜) '호국신산'(나라를 지키는 신성한 산)의 주 봉우리가 대만에 있는 한 대만에 발을 붙이고 세계에 포석을 두며 전 세계에 (제품을) 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미국이 대만을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미국과 대만이 인공지능(AI) 공급망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립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장젠이 대만경제연구원장도 "미국이 반도체와 관련 제품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받는 나라로 발표한 첫 국가가 대만"이라면서 "미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을 핵심 전략적 파트너로 본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번 합의를 통해 대만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첨단기술 협력을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만 반도체 산업 등에 대한 미국의 투자도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일부 매체들은 다수 의석을 점한 야당이 '반도체 산업 공동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고 있어 의회 비준을 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가져가는 게 목표이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0% 관세율이 될 거라고 한 발언은 논란을 키웠다.

제1야당인 친중 성향의 정리원 국민당 주석은 "대미 투자가 진짜 매력적이었다면 기업들이 지정학적 압력 없이 했을 것"이라며 "15% 관세율은 한국·일본 등과 같은 만큼 성과로 보기 어렵다면서, 다른 나라와 같은 결과를 얻는 데 과도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봤다.

다른 야당인 민중당도 민주적 감시 절차 없이 대만의 핵심 산업이 정치적 협상카드로 쓰였다고 비판했다.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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