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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번호표 뽑고 대기"…'교육 평등' 중시하던 덴마크도 사립학교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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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학생 5명 중 1명 사립학교 다녀
학업 성취도 높아 교육·소득 높은 부모들 몰려
공립학교 교육의 질 하락 부작용도

무상교육을 통해 교육의 평등을 추구해왔던 덴마크에 사립학교 열풍이 불고 있다. 덴마크 학생 5명 중 1명이 학비를 내야 하는 사립학교에 다닐 정도다.


17일 덴마크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비율은 2011년 13%에서 2023년 18%로 높아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립학교 학생 비중이 25~30%에 달한다.


"태어나자마자 번호표 뽑고 대기"…'교육 평등' 중시하던 덴마크도 사립학교 열풍 한국을 방문한 덴마크 초·중등 사립학교 교장들과 한국 교육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주한덴마크대사관에서 국제공동수업 및 덴마크 교육계와 교류등에 관한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2025.09.22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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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 사립학교 열풍이 불면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입학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덴마크 사립학교는 교육청을 거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입학 절차를 진행한다. 입학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입학의 첫 단계다.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유치원부터 의무교육(1~9학년)까지 수업이 가능하다. 덴마크 올보르(인구 약 12만명)에 위치한 150년 역사를 가진 사립학교 클로스터마크학교(Klostermarksskolen)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국내에 알려진 덴마크 사립학교는 주로 자유학교나 대안학교 형태였다. 음악, 미술 등을 집중적으로 배우거나 시험 없이 운영되는 학교들이 자주 소개됐다. 그러나 공립학교와 같은 과목, 내용을 가르치지만, 더 높은 수준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사립학교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덴마크 아동교육부 교육 통계(2023~2024년)에 따르면 9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서 덴마크어, 영어, 수학 등 모든 과목에서 사립학교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더 높았다. 12점 만점에 영어·수학 평균 점수는 1점 이상 차이가 났다. 물리·화학, 생물학 및 지리학 공동 시험도 사립학교 학생 평균은 8.2점, 공립학교 7.3점이었다.


"태어나자마자 번호표 뽑고 대기"…'교육 평등' 중시하던 덴마크도 사립학교 열풍 2023~2024년 9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과목별 시험 결과로 만점은 12점이다.

높아진 교육 및 소득 수준에 맞춰 아이들에게 차별화된 교육을 시키고 싶어하는 덴마크 부모들이 늘면서 사립학교 시장에 불이 붙었다. 라스 페테르 니츠케(Lars Peter Nitschke) 클로스터마크학교 교장은 "교육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부모들에게 사립학교가 선택권을 주고 있다"면서 "선택해 입학한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가 부모를 만족시키기 더 쉽다"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공립학교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해 학부모의 학비 부담이 없다. 반면 사립학교에 다니려면 매달 학비를 평균 50만원 정도 내야 한다. 이로 인해 덴마크 안에서는 학비 부담이 있는 사립학교에 중산층 이상 가정의 학생들이 주로 다닌다는 점에서 사회적 격차, 교육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번호표 뽑고 대기"…'교육 평등' 중시하던 덴마크도 사립학교 열풍 한국을 방문한 덴마크 사립학교 교장단이 지난해 9월 대전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주한덴마크대사관

또 사립학교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공립학교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능력 있는 교사들이 대우가 좋은 사립학교를 선호하게 되고, 공립학교 학생 수가 줄면 지자체로부터 받는 재정 지원도 감소해 학교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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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덴마크대학교는 '공립학교 탈출이 사회적 불평등을 낳는다'라는 글을 통해 "경제적 여건이 넉넉한 가정의 학부모들이 공립학교를 떠나기 시작할 것이고 이들이 떠나면 학급의 학업 수준을 높이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며 "학생 수가 줄어들면 학교 예산도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야콥 뵈예(Jakob Boje) 남덴마크대학교 부교수는 "복지 국가 이념을 사실상 포기하는 신자유주의적 흐름의 일부이지만, 일반적인 여론도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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