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킹카누는 아시아 최고의 무장애 관광지'

홍서윤 장애인관광협회 前 대표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로 꼽아
"무장애 관광, 시설만으로 안돼
인식변화는 교육에서부터 시작"

"노을이 물드는 오후, 고요한 강 위에서 킹카누를 타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가라앉고 힐링이 됩니다. 초록빛 자연과 은은한 석양, 물살을 가르는 뱃소리만 들리는데, 이런 경험은 쉽게 만날 수 없습니다."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전(前) 대표는 1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강원도 춘천에서 킹카누를 즐겼던 순간을 "아시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무장애 관광지"라고 표현했다. "휠체어를 그대로 배에 싣고 북한강의 정취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애인 인권운동가 홍서윤씨. [사진= 본인 제공]

홍 전 대표는 열 살 때 사고로 휠체어를 이용하게 됐다. 그러나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걸 멈추지 않았고 지금까지 30여 개국을 여행했다. 춘천 킹카누는 그가 꼽는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휠체어 이용을 거의 의식하지 않을 만큼 비장애인과 큰 차이 없는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후쿠오카 인근 야나가와에서 경험한 뱃놀이는 불편하게 남았다. 홍 전 대표는 "장애인도 탈 수 있다고 해서 갔는데, 휠체어에 앉은 저를 다른 사람이 안아 배로 옮겨 태웠다"며 "휠체어 이용자가 타인의 힘에 의존해 이동하는 경험은 큰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킹카누는 한국관광공사가 개발한 무장애 관광 콘텐츠다. 관광공사는 2016년부터 장애인·고령자 등 관광취약계층을 포함해 누구나 제약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열린 관광' 개념을 도입해왔다. 춘천 킹카누는 2019년 열린관광지 공모사업에 선정돼 무장애 관광지로 조성됐다.

홍 전 대표는 "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하는 데 있어 여행만큼 폭발적인 영향을 주는 활동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4년 스위스 여행은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여행 블로그를 운영할 만큼 관심은 컸지만 혼자 장거리 여행을 한 적은 없었다. 스위스에 사는 지인의 "그냥 와"라는 말에 비행기에 올랐고, 이후 네덜란드·덴마크 등 유럽 7개국을 여행했다. 이 여정은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라는 책으로 이어졌고, 그는 한국장애인관광협회를 설립해 2022년까지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해 활동했다.

그러나 그는 "무장애 관광은 시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무장애 관광지를 만들어 놓고도 관리가 소홀하거나 담당자가 바뀌며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어렵게 만든 환경이 관리 부실로 활용되지 못한다면 너무 아깝지 않나. 더 많은 주체가 무장애 관광을 제대로 이해해야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식 변화는 교육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장애·비장애 아동이 통합교육을 받고 있지만 실제 학교에서는 여전히 분리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통합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장애 아동을 위해 비장애 아동에게 무조건적인 배려만을 요구하기보다 동등한 규칙을 적용하되 장애로 인해 불가능한 부분은 기준을 달리하고, 이를 설명해 공감을 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스포츠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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