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운동 못해서 눈치만 보고 있나요?…독방서 즐기는 1인 운동 확산 중인 日[혼자도되나요]③

헬스부터 단체 구기종목까지 나혼자 가능
1인 스포츠 서비스는 진화 중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부상
시간·운동 상대 구애받지 않아 인기

편집자주1인 가구 800만 시대다. 한국의 1인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36%로 일본(34%) 보다 높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는 어떻게 변화를 준비해야 할까. 1인가구 증가에 일찌감치 대비해온 옆 나라 일본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통해 우리가 시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면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나요? 기구는 사람이 다 차서 원할 때 쓰기 어렵지 않나요?"

일본 1인 헬스장 프랜차이즈 '프라이빗 박스핏' 전경. 개인실에 여러 운동기구가 마련돼있다. 프라이빗 박스핏.

일본의 1인 헬스장 프랜차이즈 '프라이빗 박스핏'의 홍보문구다. 이곳에 입장하면 일반 헬스장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넓고 트인 공간에 사람들이 운동하는 모습 대신, 여러 방이 늘어선 복도를 만나게 된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야 벽면에 전신거울이 설치된 운동 공간이 나온다. 개별 방 마다 운동기구가 빼곡한 1인 헬스장의 모습이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에 전국 매장 수 85개, 회원 수 9만 명을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1인 스포츠 서비스가 발전하는 추세다. 골프, 야구, 탁구, 테니스 등 장르나 경기 인원에 구애받지 않고도 혼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최근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서비스는 프라이빗 박스핏과 같은 1인 헬스장이다. 지역마다 다양한 1인 헬스장 프랜차이즈가 연쇄적으로 생기고 있다.

1인 헬스장 프라이빗 박스핏 소개영상. 각 방을 열고 들어가면 1인 이용이 가능한 헬스장이 마련돼있다. 프라이빗 박스핏.

히로시마에서 시작해 전국 31곳에 체인점을 둔 '하코짐'은 시간제로 개인실을 빌려 운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은 아예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을 겨냥, 방에 책상과 의자를 두고 운동 후 업무나 간단한 미팅이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트레이너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운동 목적이나 체중 등을 입력하면 AI가 1시간 운동 코스를 짜준다. 벽에 설치된 거울에 버추얼 트레이너가 나타나 트레이닝을 함께 한다.

1인 헬스장 체인 '하코짐'에서 TBS 기자가 AI 트레이너와 개인실에서 트레이닝을 체험하고 있다. TBS.

연령대를 불문하고 인기가 많은 1인 스포츠 서비스로는 '1인 골프'가 있다. 일본에서는 골프장 예약 서비스에 1인 예약 페이지를 마련해둔 곳이 많다. 따로 동호회나 모임에 가입할 필요 없이 혼자서도 온라인으로 비는 시간대에 원하는 골프장을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라쿠텐 산하의 '라쿠텐 고라'와 '히토리골프랜드'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라운딩을 예약하고 싶지만 같이 갈 사람을 찾을 수 없을 때', '휴일에 갑자기 골프를 치고 싶을 때' 언제든 1인 예약을 하라고 소개한다. 가격은 도쿄 인근 골프장 오전 라운딩을 기준으로 1인당 우리 돈 5만~8만원 정도.

1인 골프 예약 서비스 '라쿠텐 고라'의 예약화면.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골라 1인 참가를 할 수 있다. 라쿠텐 고라.

탁구, 테니스 등 파트너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스포츠도 최근 1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상대가 있다고 가정하고 여러 속도에 맞춰 공이 발사되는 기계를 비치해 1인 예약을 받는 것이다. 혼자 벽을 바라보고 공을 맞혀 연습할 필요 없이, 기계 대 인간의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테니스의 경우 한 플레이에 60~80개의 테니스공이 발사된다. 도쿄 세타가야구에 위치한 '세타가야 스포츠 플라자'에서는 65개 테니스공이 발사되는 것을 기준으로 300엔(2800원)을 받는다. 테니스 전문 블로그 '테니스베어'는 이런 오토매틱 테니스장에 대해 "헛스윙을 해도 다른 사람이나 팀원 눈치 볼 일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 초보자들도 많이 찾아 생각보다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탁구장 프랜차이즈 '스마트탓큐짐'은 모든 탁구대를 개별 방에 비치해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혼자 운동하는 사람을 위한 1인 머신 탁구대도 준비돼 있는데, 기계를 통해 100종류 이상의 다양한 연습을 혼자서 할 수 있다. 앱에서 예약만 하면 되니 혼자서도 비대면으로 예약해 탁구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탁구장 프랜차이즈 '스마트탓큐짐'에 마련된 1인용 탁구 공간. 기계에서 나오는 탁구공을 혼자서 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탓큐짐.

혼자서 야구를 즐기고 연습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요코하마시의 '베이스볼짐'에서는 코치가 포수, 투수, 노커(수비 연습을 위해 공을 쳐주는 사람) 등 연습이 필요한 포지션의 파트너를 1시간 동안 맡아주는 서비스가 있다. 한 시간 1500엔(1만3950원)을 내면 코치가 직접 필요한 위치에 공을 던져주거나 배트로 쳐주는 것이다. 특히 노커의 경우 내·외야수들에게 공을 올려줘야 하므로 보통 팀 코치나 감독이 이 포지션을 맡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전문 코치가 직접 시간 단위로 이를 맡아주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연식 배팅 기계부터 실전 감각을 늘리기 위해 야구 스파이크화를 직접 신고 올라가 칠 수 있는 배팅 머신 등이 모두 1인용으로 마련돼 있다.

금융·라이프플랜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획사 카이유샤는 이러한 1인 스포츠가 팬데믹 이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이유샤는 "과거에는 혼자라는 것이 곧 외로움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지만, 팬데믹 이후로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여러 활동으로 뜻이 바뀌고 있다"며 "상대가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구기종목에서도 혼자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신의 페이스로 활동할 수 있도록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1인용 서비스가 확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획취재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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